[Global Creative] 

상을 받다, 받고 싶다, 주고 싶다.


심의섭 HS애드 디지털플래닝3팀 국장



 우리는 상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가슴이 두근두근 어깨가 으쓱으쓱하지요. 

상을 주는 입장이 되어도 그렇습니다. 받는 사람의 기쁨이 전해지기 때문이지요. 시상식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쫄깃해집니다. 

그래서일까요? 상은 흥행이 보장되는 광고물입니다.



Stubhub : 상도 예매가 되나요.





유명한 시상식은 중계를 합니다. 2017년 2월 12일(미국시간) 59회 그래미 어워드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아델이 상을 휩쓴 시상식이었지요. 음악을 사랑하는 세계인이 보는 시상식이라 역시, 텔레비전 중계를 했습니다. 중계엔 광고가 따라붙습니다. 일정 수의 시청자가 보장되는 탐나는 프로그램이지요. 이베이의 온라인 티켓팅 서비스 Stubhub 광고입니다. 레드 카펫을 연상시키는 붉은 색조의 무대와 마이크가 시상식을 연상시킵니다. 현장의 사람들이 흥에 겨워 바닥을 구르는 소리와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가 오버랩 됩니다. 망연자실하게 서 있는 남자. 쯧쯧 시상식에 못 갔네요…… 불쌍하군요. 카피는 [오늘 밤에 뭐 하실 예정이세요? 스터브허브. 당신의 티켓이 있습니다]. 시상식 중계 중에 나온 광고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시상식을 예매하라는 메시지니까요. 음악 좋아하지요. 어서 예매하세요. 꼬십니다. 잘 보면 어디에도 그래미 어워드란 말은 없습니다. 스폰서십을 하지 못했나 봅니다. 크리에이터들이 아이디어 전개에 힘들었겠습니다. 시상식 티켓을 예매하듯 광고상도 예매가 되면 좋겠습니다.




Starbucks : 흑과 백, 그리고 마키아토.


미국은 2월에 시상식이 많습니다. 그래미에 이어 유명 영화상 시상식인 아카데미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인종차별이다, 아니다. 정치적이다, 아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말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흥행이 더 잘 되겠지요. 올해는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인 트럼프의 정책이 빅 이슈입니다. 시상식에 참가한 유명 배우들은 블루리본을 달고 나왔지요. 트럼프 대통령은 정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백인들만의 잔치라고까지 불렸던 아카데미가 웬일인가요. 올해는 흑인 배우들이 수상하는 정상적인(?) 시상식이 되었습니다. 그에 발을 맞춘 걸까요. 스타벅스는 아카데미상을 소재로 광고를 만들었습니다. 마키아토 1+1 구매 광고입니다. 집행 날짜도 2월 26일 아카데미 시상식 날. 콘셉트는 우정입니다. 마키아토는 검은색 커피에 흰색 우유와 시럽이 함께하고, 아시아의 유색인종을 상징하는 캐러맬이 더해지는 커피. 스타벅스 스텝이 테이크 아웃 컵에 DAVE란 이름을 적습니다. 어, 2잔이네요. 마키아토 2잔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흑, 백, 유색인종의 하모니가 연상됩니다. 완성된 2잔엔 백인 이름으로 보이는 DAVE와 남미계로 느껴지는 DIEGO가 나란히 적혀 있습니다. 다음은 아메드와 아만다, 빅토리아와 발, 연이어 서로 다른 인종 친구들의 이름이 함께 나옵니다. 천과 크리스. 카피는 [여기 우정이 있습니다. 우리를 마키아토로 축하해주세요. 마키아토 한 잔을 구매하시면 한 잔이 무료입니다]. 스타벅스도 배우들이 차린 파란 리본 상에 살며시 커피 숟가락(?)을 걸쳤습니다.



Pantone + Airbnb : 초록의 휴식이 상.


2017년 1월, 홈스테이 네트워크 Airbnb와 컬러 탐사 브랜드 Pantone은 회색으로 가득한 런던의 우울함을 이기는 Outside In’하우스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올해의 색으로 Greenery를 지정하면서 이스트 런던의 창고를 초록의 휴식을 위한 건강한 공간으로 만들었지요.
게스트는 초록색의 진을 만듭니다. 자신만의 독특한 식물원도 꾸며 봅니다. 피트니스와 요가를 배우기도 하지요.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가 아니라 열심히 일한 당신에게 賞으로 초록의 휴식을 수여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수경법으로 재배한 허브 잎으로 차를 우려내 마시거나, 포크로 초록의 야채를 찔러보거나, 테라리엄 꽃병을 만들 수도 있다고 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 꿈꾸던 전원생활을 도시 한가운데서 누립니다. 창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초록을 테마로 한 침실과 고급스러운 욕실이 게스트를 맞이합니다. 물론, 숙박이 가능하지요. Pantone과 Airbnb는 사람들이 색깔을 냄새 맡고, 맛보고, 느끼길 바랐습니다. 디지털 장치에서 끊임없이 벗어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초록의 색을 통해 디지털과의 진정한 단절과 휴식을 주고 싶어 했습니다. 마음 씀씀이가 참 예쁩니다. 실제 그런 착한 마음에서 시작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니면 또 어떻습니까? 덕분에 초록의 휴식을 선물 받는 호사를 누리게 되었으니. 개인적으로 Pantone과 Airbnb에게 상을 주고 싶습니다. 머리 위에 살포시 초록의 풀로 엮은 [풀화관]이라는 상을. 그.런.데. 초록 방에 묵으려면 영국으로 여행을 가야 하나요. 비행깃값이 후덜덜 하겠군요.



Mayfield Robotics : 쿠리가 사람보다 낫다고.



로봇이욧. 진짜 로봇이요. 실제 로봇과 함께 산다고요. 거짓말하지 마세요. 몇 년 전만 해도 분명 그랬을 겁니다. 2017년 CES에서 쿠리(Kuri)라는 앙증맞은 로봇이 선을 보였습니다. 쿠리는 음성인식은 기본, 애교로 사람들의 마음을 살살 녹입니다. 로봇 하면 막연하게 생각했던 두려움을 지워준 귀염둥이입니다. 영상을 보면 한 여자가 만취되어 집으로 들어옵니다. 쿠리의 주인이군요. 취해서 휘청대는 주인을 위해 음악을 틀어줍니다. 쿠리는 속도 좋네요. 여자가 부엌에서 파스타를 먹으며 나옵니다. 아고고 대책 없네요. 쿠리에게 술 주정을 합니다. 쿠리는 순진한 눈을 껌뻑이며 걱정스럽게 그녀를 챙깁니다. 세상에 누가 술 먹고 들어와 주정하는 사람을 쿠리처럼 살갑게 챙길까요? 로봇 하면 떠오르는 딱딱하고 차가운 느낌을 단방에 지워낸 캠페인 영상의 곰살맞은 주인공입니다. 주인이 난처하거나 외로운 상황에 처했을 때 살갑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지요. 의젓한 쿠리! 사람들은 이야기하지요. 개가 사람보다 낫다고. 로봇이 사람보다 낫다는 말이 생길지도요. 쿠리는 영화에서 나오는 무자비한 로봇이나 가상현실이 아닌, 현실에서 직접 접할 수 있는 로봇이지요. 로봇이 웬 광고냐고요. 작년 칸느 광고제에서 상을 받은 ‘알파고’를 아시지요. 조만간 로봇이 상품인 광고로 상을 받는 광고인이 나오지 않을까요?



Lenovo : 사랑을 쟁취한 그에게 상을.


용감한 자가 미인을 쟁취합니다. 여기 오랜 시간을 투자한 끈기와 인내로 짝사랑을 이룬 남자가 있습니다. 미국 레노버의 요가북 광고입니다. 보통은 노트북과 태블릿 2가지 형태를 모두 지녔다는 2 in1 형태의 노트북까지만 생각합니다. 레노버는 요가북에 3 in 1이라는 타이틀을 붙였습니다. 노트북과 태블릿에 노트패드 기능까지 더했기 때문입니다. 레노버는 밸런타인 데이를 맞아서 손발 오글거리는 광고를 선보입니다. 한 남학생이 여학생을 그림으로 그립니다. 딱 봐도 좋아하는 여자아이네요. 아무리 선생님 모르게 그린다고 해도 가능한가요. 선생님의 눈초리를 받게 됩니다. 둘은 계속 계속 함께 자라납니다.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갑니다. 아직도 고백을 못한 수줍음 많은 남학생은 여전히 여자친구를 그림으로 그리는 중입니다. 초, 중, 고등학생 시절엔 스케치북과 종이, 노트에 그렸다면 어.. 지금도 종이에 그리네요. 딴짓하다 교수님께 딱 걸립니다. 여자친구를 스케치한 종이를 압수당하지요. 언제 자신의 그림을 보여주고 고백할까요? 이젠 답답해집니다. 그때, 남학생은 종이 밑에 있던 레노버를 들어 여자친구에게 스케치를 보여줍니다. 아하, 종이는 페이크였고 진짜는 3 in 1의 요가북에 그렸군요. 노트패드까지 되는 요가북의 특성을 살려 로맨틱한 전개를 펼쳤습니다. 카피는 Different writes Better, Different draws Better, Different creates Better, 마지막은 슬로건인 [Different is Better]로 끝을 맺습니다. 다르기에 더 좋다. 사랑도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어떤 시대에도 다르지 않은 트렌드가 있기에 그렇습니다. 바로 사랑입니다. 또, 사랑만큼 첨단 기술을 딱딱하지 않게 풀어갈 콘셉트도 없겠지요.

 

Microsoft : 도시의 소리를 음악으로 만든 상.


이번 광고는 상을 주고 싶은 광고입니다. 특히, 오랜 시간 도시에서 살아가는 당신 또는 우리라면 더하겠지요. 마이크로소프트가 Surface pro 4를 출시하며 전개한 캠페인입니다. 스웨덴 출신의 작곡가 에이릭 롤랜드가 도시 곳곳의 소음을 테마로 멋진 곡 하나를 만들어냅니다. 엘리베이터 소음, 지하철 문 닫는 소리, 교회의 종소리, 경적소리. 비둘기 날갯짓, 헤어 컷 소리. 심지어는 도로 청소차의 소리까지도 작곡의 소스로 활용합니다. 스톡홀름이라는 커다란 도시에 사는 도시인들이 잊고 있던 아니, 싫어하는 소음을 영감으로 하여 음악으로 완성하지요. 그는 윈도의 10의 악보 애플리케이션에 Staffpad가 설치된 Surface pro 4를 들고 스톡홀름 곳곳을 발품을 팔며 돌아다닙니다. 도시의 소리에 영감을 받으면 즉석에서 Surface 펜을 들어 오선지에 작곡을 합니다. 에이릭이 작곡한 곡은 음악으로 자동 변환되어 재생되고, 편집되며 출력됩니다. 또 세상의 모든 사람들과 함께 들을 수 있습니다. 도시인이 소음으로 인지하는 소리를 음악으로 승화시킨 그의 노력. 어떻게 상을 주지 않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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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서덴트 ArthurDent




나는 어떻게 글을 쓰기 시작했는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Gabriel García Márquez)

카라카스, 베네수엘라, 1970년 5월 3일



 우선 제가 앉아서 말하는 걸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사실대로 말하자면, 저는 일어나면 두려움에 사로잡혀 넘어지고 말 것 같습니다. 정말입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끔찍스러운 오 분을 비행기 안에서, 그리고 스무 명이나 서른 명 앞에서 보내게 될 것이라고 믿어 본 적은 있지만, 지금처럼 200명에 달하는 친구들 앞에 설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지금 이 순간 이렇게 앉아 있으니 제 문학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연단에 오르게 된 것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작가가 되기 시작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즉 제 의지와 상관없이 어쩔수 없이 그렇게 된 겁니다.


 고백하건대 저는 이 수상식장에 참석하지 않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는 힘을 다했습니다. 병에 걸리려고도 했고, 폐렴에 걸리는 방법도 찾았으며, 이발사가 목을 자를지 모른다는 희망으로 이발소에도 갔고, 마지막으로 이처럼 아주 공식적이고 격식 있는 모임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양복도 입지 않고 넥타이도 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제가 셔츠 바람으로 어디든 가도 상관없는 베네수엘라에 있다는 사실을 잊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제가 이곳에 있기는 합니다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예를 들어 제가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는지에 관해서는 여러분에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한 번도 작가가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학창 시절에 보고타의 일간 신문 <엘 에스펙타도르> 문학 지면 책임자였던 에두아르도 살라메아 보르다가 기사를 쓰길 거기서 새로운 작가 세대가 아무것도 제공하지 못하고 있으며 사방을 둘러봐도 새로운 단편 작가나 소설가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고는 그것이 자기 책임이라고 자책하며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그가 책임자로 일하는 신문에서 널리 알려진 나이 든 작가의 작품은 실어 주었지만, 젊은 작가의 작품에는 어떤 지면도 할애해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사실은 글을 쓸 만한 젊은이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우리 세대의 동료들과 연대해야겠다는 감정이 솟구친 저는 단편 소설을 한 편 쓰기로 결심했습니다. 저와 아주 친했던, 아니 적어도 나중에 막역한 사이가 되었던 에두아르도 살라메아 보르다의 입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저는 책상에 앉아서 단편을 쓰고는 그 작품을 <엘 에스펙타도르> 사무실로 보냈습니다. 그다음 주 일요일에 두 번째로 경악할 만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신문을 펼쳤는데 한 면 전체에 제 단편이 실려 있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에두아르도 살라메아 보르다가 스스로 실수를 인정하는 짤막한 기사가 덧붙어 있었습니다. 확실히 이 단편과 더불어 콜롬비아 문학의 천재가 태어났다, 혹은 이와 비슷한 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그때는 정말로 앓아누웠고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도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이제 에두아르도 살라메아 보르다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계속해서 글을 쓰는 것, 그것이 해답이었습니다. 저는 항상 무엇을 주제로 쓸지 고민했습니다. 이야깃거리를 찾아야만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에게 한 가지는 말할 수 있습니다. 이미 다섯 권의 책을 출판한 지금 여러분에게 증명해 드릴 수 있습니다. 작가라는 직업은 아마도 많이 하면 할수록 더욱 힘들어지는 유일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날 오후에는 자리에 앉아 쉽게 단편 소설을 쓸 수 있었지만, 지금은 한 쪽을 쓰기도 얼마나 힘든지 모릅니다. 쉽게 쓴다는 면에서 첫 작품을 쓸 때와 지금은 비교가 안 됩니다. 제가 작업하는 방식에 대해 말하자면, 지금 제가 여러분에게 말하는 것과 상당 부분 일치합니다. 제가 얼마나 글을 쓸 수 있을지, 어떤 것을 쓰게 될지 전혀 모릅니다. 무언가 생각이 떠오르길 기다리고, 글을 쓰기에 좋다고 판단되면 한참 동안 머릿속으로 생각하면서 그것이 무르익도록 놔둡니다. 작품 구상이 끝나면(가끔씩 긴 시간이 흐르기도 합니다. <백년의 고독>의 경우 그 작품을 구상하는 데 십구 년이 걸렸습니다.) 다시 말하건대 구상이 끝나면 앉아서 작품을 쓰기 시작하는데, 그 지점에서 가장 어렵고 저를 가장 지겹고 따분하게 만드는 부분이 시작됩니다.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달콤한 부분은 그 이야기를 착상하고, 그것을 살찌우고, 계속해서 이 생각 저 생각 하는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앉아서 글을 쓰는 시간에는 이미 작품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적어도 제 경우네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자꾸 머릿속에서 빙빙도는 생각이 중요한 겁니다.


<후략>


'나는 여기에 연설하러 오지 않았다.' (Yo No Vengo a Decir Un Discurso.)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Gabriel García Márquez) / 민음사 / 송병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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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서덴트 Arthur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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