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

EBS <지식채널ⓔ> 황정원 PD 인터뷰


교양 프로그램 최초로 스핀오프(spin-off)를 탄생시켰던 EBS <지식채널ⓔ>가 올해로 10주년을 맞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피고지는 와중에도 변함없이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비결은 무엇인지, 광고1번지 편집팀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황정원 PD님. 이렇게 광고1번지를 통해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우선 광고1번지 독자 여러분들을 위해서 PD님과 EBS <지식채널ⓔ>에 대해 간단 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EBS <지식채널ⓔ> 연출을 맡고 있는 황정원 PD입니다. <지식채널ⓔ>는 5분이라는 시간 동안 세상의 모든 지식에 대해, 폭넓은 취재와 깊이 있는 사유를 거쳐,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 해온 단편 다큐멘터리입니다. 2005년 9월 첫 방송을 시작해서, 올해로 벌써 10주년을 맞습니다. 지난 10년간 9명의 PD와 14명의 AD, 24명의 작가가 1,250여 편의 <지식채널ⓔ>를 만들어 왔습니다. 저는 작년 초부터 연출을 맡아왔고, <지식채널ⓔ>를 연출하기 전에는 주로 EBS <다큐프라임>을 연출했습니다.



<지식채널ⓔ>의 기획의도는 무엇인가요? 프로그램을 통해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나 지향하는 방향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5분이라는 방송 시간은 지금은 짧은 시간이 아닐 수도 있지만, 2005년 첫 방송 당시에는 단일 프로그램, 특히 다큐멘터리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굉장히 짧은 방송 시간이었어요. 바쁜 하루 중 단 5분이라도, 생각의 쉼표를 갖자는 의미로 기획된 프로그램이 <지식채널ⓔ>입니다. 또한 그것이 단순한 상념이나 단편적 지식의 축적으로 끝나기보다는, 서로에 대한, 사람과 사회에 대한 관심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프로그램을 제작해왔습니다. <지식채널ⓔ>는 아무래도 프로그램의 젊고 감각적인 특성상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젊은 시청자층 사이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고요, ‘젊은’ 교사 분들 중심으로 학교 교육 현장에서 다양하게 활용되면서, 어린 학생 시청자층도 점점 두터워지고 있습니다. 물론 ‘젊다’라는 것은 단순히 생물학적 나이가 아니라, 감성적인 면이 그 기준이겠지요.



<지식채널ⓔ>는 짧지만 깊이 있는 지식을 전달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주제 선정이나 자료 수집은 어렵지 않으신지요? 기획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합니다.

지난 10년간 1200편이 넘는 프로그램이 방송되었어요. ‘아직도 할 게 남았느냐’라는 질문을 종종 받기도 합니다. 물론입니다. 우리는 계속 살아가고 있고, 세상은 계속 바뀌고 있으니까요. 지난 10년 동안 <지식채널ⓔ>가 고집해온 대주제는 ‘상식’이라는 단어 하나로 수렴될 수 있다고 봐요. 다만 그 상식을, 시대의 흐름에 맞게 어떤 소재와 방식으로 이야기할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 해온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첫 단계인 아이템 선정이 가장 흥미로우면서도 어렵고요, 작가의 개성이 빛을 발하는 단계이기도 합니다. 아이템이 선정되면, 모든 작가와 PD, AD가 함께 구성 방향에 대해 고민합니다. 물론 결국 선택은 담당 작가와 PD, AD의 몫이지만, 함께 논의하는 과정 속에서 개인의 수준을 뛰어 넘는 그 무엇을 항상 발견하게 됩니다. 일종의 공동 창작 시스템인 거죠. 지난 10년간 1,200여 편의 프로그램을 만들어온 제작진이 50여명에 이르는데도 불구하고, 일련의 프로 그램들 속에서 공통된 어떤 ‘지식채널다운 것’을 발견하셨다면, 그것이 아마 공동 창작 시스템의 산물일 것입니다. 앞서 프로그램 소개에서 굳이 제작진들 숫자를 밝힌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지식채널ⓔ>가 다른 교양 프로그램과 다른 차별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보통 교양 프로그램을 볼 때 시청자들은 어떤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에도 ‘명쾌함’이 상당히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하지만 <지식채널ⓔ>는 ‘답을 주지 않을 것’이 상당히 중요한 제작 방향입니다. 어떻게 보면 시청자들에게는 상당히 불친절한 교양 프로그램인 것이죠. 하지만 프로그램의 이 불친절함이 야기한 어떤 결핍이, 시청자의 궁금증을 낳고, 생각을 낳고, 경우에 따라 행동으로까지 연결됩니다. 이것이 결국 아이러니하게도 시청자를 가장 적극적 이고, 능동적으로 만드는 것이죠. 그래서 제작진들 사이에서는 ‘마음을 움직이는 메시지’라는 말이 거의 고유명사처럼 쓰입니다. 프로그램명이 ‘지식채널’ 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지식’을 이야기하는 상대는 시청자의 머리가 아니라 마음이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지난 10년간, 소재의 다양화뿐만 아니라, 구성 방식의 차별화를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뮤직비디오, 드라마타이즈, 애니메이션, 웹툰 등 단편 다큐멘터리에서 가능한 많은 실험을 해왔어요. 주 시청자 층이 젊다보니 시각적으로도 늘 신선해야 하고요, 무엇보다 흥미로워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 담겨있어도 시청하기에 흥미롭지 않으면, 시청자의 호기심이 닿지 않고, 방송 프로그램으로서도 옳지 않으니까요.



<지식채널ⓔ> 시리즈중 가장 기억에 남는 시리즈를 소개해 주세요. 

저희 프로그램에 사회 유명 인사나 전문가가 직접 구성에 참여하는 ‘객원작가제’라는 것이 있어요. 2011년 부터 유홍준 교수, 노희경 작가, 김연수 소설가, 광고인 박웅현, 배우 한지민 등이 참여한 바 있고요, 시청자가 참여한 적도 있습니다. 작년 연말에도 시청자들의 사진과 사연으로 <우리들의 2014>년이라는 편을 제작했는데요,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소통해오던 시청자분들을 (사진으로 나마) 직접 마주하게 되니까 굉장히 설레고 반가웠습니다. 앞으로도 시청자분들과 함께 하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테니, 많이 참여해주시고요. 혹시 부모 자녀 간에 서먹서먹하시거나, 데면데면하신 분들 계시다면, <아버지는 가끔 꿈을 바꾼다>라는 편을 추천하고 싶어요. 계속해서 꿈을 바꿀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의 운명에 대한 약간 위트 있는 이야기인데요, 꼭 부자간이 아니라도 시청하면서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간에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힘이 있더라고요. 저희 프로그램 홈페이지 (http://home.ebs.co.kr/jisike)에서 언제든 무료로 다시보기 하실 수 있고, 다시보기 링크도 공유하실 수 있습니다.



<지식채널ⓔ> 외에 시청자들께 추천하고싶은 EBS 프로그램이 있으신지요? 

EBS 프로그램 중에 추천하지 않을 프로그램이 없지만(^^;), <스페이스 공감(목 24:10~, 월·화 12:10~)>이라는 프로그램을 특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국내외 뮤지션들의 공연 실황으로 볼 수 있는 아주 귀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1년간 오직 음악만으로 수많은 뮤지션들을 발굴해온 뚝심있는 프로그램이기도 하고요. 음악에 대한 견문도 넓히고, 일상에 지친 심신도 치유할 수 있는 여러모로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물론 방송으로 보기 전에, 공연을 신청해서 직접 관람할 수도 있어요. 특히 스페이스 공감 공연장은 150석 규모의 작은 공연장이라, 좋아하는 뮤지션이 공연을 하게 된다면 반드시 신청하셔서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뮤지션의 음악과 열정을 아주 가까이에서 느끼실 수 있습니다.



짧은 시간에 임팩트를 준다는 면에서 <지식채널ⓔ> 와 광고는 닮은 점이 있는 것 같은데요. 크리에이티브적인 힌트를 주신다면요?

실제로 수많은 국내외 광고와 영상물에서 크리에이티브적 힌트를 얻습니다. 아마 방송계에 계신 많은 분들이 그러시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요즘은 직접적인 광고보다는 이야기와 상징이 있는 광고에 관심이 많이 가더라고요. 이미지성 광고라고 해야 할까요? 사실 구체적인 정보는 어떻게든 검색으로 알 수 있는 세상이니까, 그렇게 호기심을 자극해 동기를 부여하는 광고가 인상에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광고가 끝날 때까지 대체 어떤 광고인지 짐작도 안 가는 광고들도 있어요. 그러면 오히려 강한 인상이 남아서, 그 광고를 추적하게 되기도 하구요. 개인적으로는, 광고가 직접적인 소재로부터 얼마나 멀어질 수 있는지 아주 호기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끝으로 광고1번지 독자들 및 광고주/광고회사 담당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올해 <지식채널ⓔ>가 방송 10주년을 맞습니다. 관련해서 이런저런 특집 기획들을 구상중인데요, 혹시 ‘젊고 감각적이며 지적인’ 특별 행사와 관련해 좋은 아이디어 있으시면 언제든 제보해 주세요. 물론 제안도 감사합니다. ^^ 


EBS <지식채널e> 황정원 PD 인터뷰

• 월요일 ~ 수요일 13:05~, 24:05~




Posted by 크리에이티브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Arthur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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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을 찾는데 몰두하라 그리고, 찾았다면 그것에 집중하라

박웅현 TBWA Korea 전문임원(ECD) 인터뷰



박웅현 전문임원 Profile

학력/경력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 卒 (’88. 2)

•뉴욕대학교(NYU; New York University) 대학원 (Telecommunication 석사) (’98. 6)

•現 TBWA Korea ECD(Executive Creative Director; 제작 전문임원)

•前 제일기획 CD (’87. 12 ~ ’04. 07)_KTF, 던킨, CJ 등 담당

•애드아시아 한국 대표 강연 (’03. 11)

•깐느 덴츠 국제세미나 강연 (’03. 6)

•말레이시아 광고 세미나 강연 (’02. 9)

•깐느 광고제 심사위원 (’02. 6)

•제3회 아시아퍼시픽 광고제 심사위원 (’00. 3)


저서

여덟단어(’13), 책은 도끼다(’11), 인문학으로 광고하다(’09), 청바지 세상을 점령하다 (공저,TBWA)(’08), 가로수길이 뭔데 난리야 (공저, TBWA)(’07), 포토에세이 ‘시선(공저)’ (예문)(’03), 동화책 ‘다섯 친구 이야기’(베틀북)(’01), ‘디자인 강국의 꿈(공저)’(IDAS)(’01), ‘나는 뉴욕을 질투한다’ (베틀북)(’00), ‘아트와 카피의 행복한 결혼Ⅱ(공저)’(제일기획)(’94) 기타 ‘광고쟁이들의 세상보기’ 전시회(인사아트) (’01~’06)



광고계에서 박웅현ECD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업계에서는 이미 ‘광고인들이 존경하는 광고인’으로 알려져 있고, 광고를 전공하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박웅현느님’, 출간한 책들은 아묻따(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야하는 책으로 불리고 있으니 말이다. 광고계동향 8월호에서는 멘토로 삼고 있는 이들이 많은 박웅현 ECD에게 광고인들이라면 한 번쯤 해보게 되는 고민에 대한 해법과 올 초 TBWA에 새롭게 만들어진 컨버전스 팀 ‘제작 0팀’에 대한 이야기 등을 들어보았다.



제작 0팀, MAKE IT HAPPEN!


시작의 숫자이자 맺음의 숫자인 0. TBWA에는 제작 0팀이 있다. 보통 조직에서는 특별한 업무를 해야 할 때 TFT를 꾸리기도 하지만 상시로 운영하는 컨버전스팀은 TBWA 제작 0팀이 처음이다. 제작 0팀을 이끄는 선장 박웅현 ECD에게 컨버전스 팀을 구성하게 된 계기와 업무 프로세스에 대해 물어보았다. 


“4대 매체 중심의 시장은 급격하게 쇠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했던 타깃 오디언스(Target Audience)들은 오디언스(Audience)만 남고, 타깃(Target)은 없어졌죠. 그러다보니 광고주와 광고회사들은 4대 매체 중심이 아닌 니즈(Needs)를 소화할 수 있는 채널을 찾기 시작했고, 전에 없던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제작 0팀은 그런 니즈를 소화할 수 있는 광고 채널을 고민하고, 광고회사가 생산할 수 있는 컨텐츠를 사회에 널리 이롭게 뿌려보자는 의도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우리가 늘 쓰던 근육을 써서는 그 답을 찾기 쉽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었죠. 팀원은 현재 3명밖에 없는데 더 늘려나갈 예정입니다. 제작본부 내에서만 사람을 뽑지 않을 거에요. 외부에서 들어온다면 공연기획자, 방송작가, 웹투니스트 등 누가 될지 모르죠. 0팀은 전시나 쇼를 할 수도, 책을 낼 수도, 영화를 하나 기획할 수도 있을 겁니다. 무엇을 할지 모르는 팀이죠.”


끝없이 밀려드는 프로젝트를 각 팀에 배분해 인력을 풀가동해야하는 회사입장에서는 제작 0팀의 설치가 분명 큰 모험이었을 것이다. 회사와 직원이 같은 지점을 보고 있지 않았다면, 또 0팀의 수장인 박웅현ECD에 대한 깊은 신뢰가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제작 0팀, 그것은 신의 한 수였다.


“팀 구성에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2년 정도 구상했고요. 수익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오래가기 어렵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올해 3월 런칭한 이후로 주니어보드 리뉴얼, 회사계정 페이스북 런칭에도 참여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정신건강박람회입니다. 이 프로젝트가 딱 저희 0팀이 원하는 지점이에요. 신경정신의학박사 100명과 러시아의 고전, 그리고 광고회사는 교집합이 없지만 0팀은 그 교집합을 만들어냈습니다. 톨스토이의 안나카레니나에서 정신분석에 도움이 될 만한 컨텐츠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정신건강박람회에 연결시켜 낸거죠. 0팀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정신건강박람회는 기존에 반대하던 사람들도 반응이 좋아 내년에도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0팀은 앞으로 이런 프로젝트들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박웅현 ECD는 “길이 낭만적인 것은 저 끝에 뭐가 있는지 모를 때”라며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일이 아닌 재미있어서 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주어진 일을 수동적으로 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일을 만들어내는 그의 올 한해 목표는 “어처구니없는 한해가 되자!”이다. 



당대는 흐르고, 본질은 남는다


‘책은 도끼다’,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그리고 최근에 출간한 ‘여덟단어’ 등 그의 저서를 보면 모든 학문의 근간이 되는 인문학, 그리고 본질의 힘을 강조하고 있다. 축적된 인문학적 소양이 많지 않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인문학의 중요성을 절감하지만 단기에 쌓을 수 없는 자산이기에 포기하고 당장 업무에 필요한 요점 정리집과도 같은 인스턴트 트렌드를 익히기에 바쁘다. ‘본질’에 가까워지기는 어려운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이미 늦어버린 젊지 않은 후배들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본질’을 찾기 위한 행동강령을 제시해달라고 부탁했다.


“당대는 흐르고, 본질은 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트렌드를 공부하더라도 그 가운데 공통적으로 흐르는 것이 무엇인지 찾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얼마 전 한창 유행했던 ‘애니팡’의 경우를 볼까요? 애니팡은 전에 없던 게임이 아니라 원래 있던 게임인데, 승부근성을 절묘하게 연결시켰어요. 게다가 나와 아는 사람들끼리 하트를 주고받으면서 소통도 할수 있지요. 트렌드를 보면 항상 그냥 넘어가지 말고 자세히 들여다봐야 해요. 또 내가 어떤 곳에 시간을 투자했을 때 10년 후에도 남아있을 것인지를 생각해봐야 해요. 그것이 본질이고 그걸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본질을 보았다면 그곳에 집중하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앞으로 5년 동안 일을 할 계획이라면 5년을 버틸 체력을 준비해야합니다. ‘나는 늦었어...’ 하면서 하루하루를 버티면 5년을 버티기 어렵습니다. 지금 내 후배들이라면 10년, 20년을 뛰어야하는 레이스를 앞두고 있는데 하루살이로만 살다보면 생각의 기초체력은 쌓이지 않고, 몇 년도 가지 못해 존재위치가 없어질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림을 보기 시작한 것이 30대 후반이에요. 재즈를 안건 30대 초반이고요. 늦은 건 없습니다. 자기 초조함이 있을 뿐이죠. 하루살이처럼 살다보면 직업수명이 짧아지기 때문에 본질이 중요합니다.”

내 뒤를 따라오는 후배들을 신경 쓰는 것이 리더십의 시작 일반 회사도 마찬가지겠지만 인적 자원이 전부라고 할 수 있는 광고회사에서, 특히 커뮤니케이션을 업으로 하는 광고인에게 리더십은 중요하다. 책임자급에 이제 막 들어선 후배 광고인들에게 들려주는 ‘바른 리더십’에 대해 한마디 부탁했다. 

“저의 경우 같이 일하는 광고주보다 포스트 프로덕션, 후배들이 칭찬해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현장에서는 어떤 일에 판단을 내릴 때 그곳에서 일하는 분들 위치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해요. 그런데 그 노력을 하느냐 안하느냐는 리더십에서 중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장 두려워해야 할 사람은 바로 내 뒤를 따라오는 후배들입니다.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 앞에는 광고주 임원들이 있고, 뒤에는 후배들이 있어요. 저는 뒤에서 내 모습을 보고 있는 후배들이 신경 쓰입니다. 그 친구들에게 이 일이 괜찮은 직업으로 느껴지게 하고 싶어요. 후배들을 신경 쓰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노력은 후배들도 해줬으면 좋겠어요.”

박웅현ECD는 최근 저서 ‘여덟 단어’가 “아주 상식적인 이야기이고, 특별한 이야기가 아닌 의식의 수면 밑에 있는 것들을 노크해준 것”이라고 말하며 리더십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어쩌면 박웅현ECD에게는 육감 외에 7감이 있을지도 모른다. 육감밖에 없는 우리네가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아 소홀히 생각하게 되는 것들, 이를테면 공기처럼 중요한 것들을 잊지 않고, 잃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본질을 찾는 노력을 거듭해야 한다. 
더 복잡하고, 더 화려한 것들이 대우받고 있는 시대. 달을 가리키는 손이 아니라 달을 봐야 한다. 본질만이 답이다. 


Posted by 크리에이티브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Arthur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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