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카피라이터 신입교육’을 업그레이드하다

HS애드 신입 카피라이터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한 

심의섭 HS애드 Chief Copywriter 인터뷰


광고업계에 3~5년차 대리급 인력은 금값이라고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하나하나 끼고 가르쳐야하는 광고업의 특성상 광고주를 하나 맡을 만한 인력으로 키우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최근에는 경기불황으로 1인당 업무량이 늘어나면서 가르쳐야 하는 인력보다는 이미 배워서 바로 투입이 가능한 인력을 우선 채용하기 때문이다. 우리 업계는 일반적으로 도제식 교육의 관습이 남아 있다. 소위 ‘사수’라고 불리는 선배 직원 밑에 ‘부사수’라고 불리는 후배 직원이 배치돼 같이 일하면서 배우는 것이다. 중요한 일은 사수가 처리하는 동안 부사수는 잡무를 도맡으면서 눈치껏 사수의 노하우를 전수받아야 한다. 최근 HS애드에서는 각 파트의 Chief들이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OJT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혹독하기로는 실미도에 견줄만하다는 카피라이터 파트에서 프로그램을 기획, 교육했던 HS애드 심의섭 Chief를 찾아가 신입카피라이터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들어보았다.   인터뷰·정리 | 김정은 기자



사람 만들어서 팀으로 보내기

<사람 만들어서 팀으로 보냅시다>를 목표로 작년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동안 신입사원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업무를 할 수 있는 기본적인 능력을 기르는 것으로 카피라이팅의 기초를 다지고, HS애드 크리에이터로서의 기본자세를 기르며, 카피라이터로서의 능력을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추었어요. 팀으로 발령 났을 때 실무에 적응하기위한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OJT 방향은 크게 5가지로 실무 능력 기르기, 카피라이팅 기초, 크리에이터의 기본, 마케팅 및 기타, 카피라이터 습관 형성 등이다. 실무 능력 기르기에는 브리프의 이해부터 각 매체별 제작 프로세서와 같은 업무와 관련된 내용이 있고, 선배와의 커뮤니케이션과 같은 사회생활 항목도 있다. 일주일에 한 번 다른 팀 선배와 식사하는 숙제는 협업인 광고를 함에 있어 기본중의 기본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기르기 위함이다. 교육은 업무능력 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도 해당된다. 교육한지 한 달이 지나면 CD팀에 파견해 실무 능력을 기르는데 이 프로그램은 전적으로 CD팀에 맡겨 진행한다. 경쟁PT도 경험해보고 카피라이터가 없는 팀에는 아트디렉터와 페어(pair)로 일하면서 카피를 써볼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카피라이터는 다양한 경험이 필요한 직업입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은 자료 수집을 위한 영화나 뮤지컬을 관람하게 하고, 서적을 구입하라고 합니다. 또, 매일 해야 하는 일들이 있죠. 카피와 비쥬얼, 동영상 자료 스크랩, 카피 필사, 좋은 카피 소스 서칭, 크리에이티브 소스 서칭과 기록, 성우 샘플 서칭, 라이팅 능력 배양을 위한 감상문 쓰기는 필수입니다. 물론 팀에서 하는 일들은 다 하면서 말이죠.”


영화나 뮤지컬을 보면 노트에 티켓을 붙이고 옆에 감상문을 써야한다. 그냥 ‘했다’에 의의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빨간펜으로 관람날짜, 시간, 감상문의 오탈자 등을 체크하면서 일일이 숙제검사를 한다고 한다. 이쯤 되면 숙제를 검사하는 사람이 더 힘들다. 하지만 심 Chief는 알고 있다. 신입 사원들이 지금은 많이 힘들어도 나중에 실무를 하면서 ‘아... 사수가 그래서 이렇게 한거구나....’ 하며 깨닫게 된다는 걸. 신입시절 심의섭 사원이 그랬듯이...



심 Chief의 막내시절, 전설의 카피라이터 신입교육

“넌 몇 시에 퇴근해도 아침 7시 반까지 나와라. 본부 전체의 작업 다이는 걸레 빨아서 깨끗이 닦고, 팀 책상 전부도. 선배님들 오시면 커피 타다 드리고, 알았지!”

- HS애드 사보 2010년 9/10월호 : 너는 어떻게 카피가 됐니? 中


심의섭 Chief는 HS애드 사보에 2010년 9/10월호부터 1년 반 동안 “너는 어떻게 카피가 됐니?”라는 제목으로 막내카피서부터 현재 Chief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경험담을 연재하고 있다. 연재글에는 심 Chief의 신입시절 시련과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있는데 그 당시 전설의 카피라이터 신입 교육을 받았던 심 Chief의 막내시절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제가 신입사원이던 시절 직속 사수인 카피 대리님, 그 위에 차장님, 위에부장님, 위에 국장님, 위에 3본부장님. 층층시하를 모시고 있었어요. 입사하고 석 달 동안은 충무로 나가서 식자 교정, 칼라이즈 받아오기, 스쿠프 뜨기 등등 온갖 일을 다했지요. 카피도 디자이너의 모든 일을 다 해봐야 한다는 사수의 지론으로 보드 자르다 손가락 잘릴 뻔한 적도 있었어요. 넌 아직 카피가 아니라며 석 달 동안 카피 쓸 생각은 하지 말라던 사수는 정말 카피를 못 쓰게 했습니다. 지금은 다 추억이 되었지만요.”


심 Chief가 만든 신입사원 교육프로그램은 대부분 그녀가 신입사원 시절에 경험했던 것들이다. 그때는 한 달에 한 번 교보문고나 영풍의 베스트셀러를 다 사서 책상에 쌓아놓고, 일주일에 영화 한 편, 뮤지컬 한 편, 연극 한편을 꼭 보았다고 한다. 광고학개론, 어느 광고인의 고백, 카피 이처럼 써라, 세계 우수광고 1000선, 백발백중 헤드라인 등 지금도 광고인들이 보는 주옥같은 책들은 그 때 이미 카피라이터 입문의 교과서였다. 마케팅 관련 서적은 필수적으로 첨가되었다. 심지어는 사수가 모은 각 광고 회사의 기획서를 복사해서 실제 기획서를 작성해보는 훈련까지 시켰다고 한다. 카피를 A4지에 12포인트 굴림체로 한 줄씩 띄어서 5장반을 쓰면 대략 헤드라인 100개가 나오는데 사수는 내일아침까지라고 하시며 심의섭 사원에게 일을 주셨다. 오후 8시에 말이다. 그래서 나중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숫자는 채울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아침에 출근할 때 중앙 일간지 3개, 스포츠지 2개를 사와요. 자료실에 올라가 베이시스넷에 접속해 가장 최근에 방송된 CF의 카피를 프린트 해오고, 5개 신문 광고의 헤드라인을 베낍니다. 똑같이 말이죠. CF 카피도 베낍니다. 똑같이 다 베껴 쓴 후에 선배한테 검사를 받아요. 사원부터 차장까지 모은 카피가 두꺼운 스프링노트로 17권이 넘는데 그때는 정말 하기 싫었지만 카피 커닝 북으로 아주 요긴하게 쓰고 있어요. 자료는 생명이에요.”



신입사원의 부사수, 또 그 부사수에게 대대로 내려갈 ‘카피의 정석’ 

광고인이 되기 위해 광고관련학과로 진학하는 학생들은 한 해에 수천 명에 이른다. 매년 취업시장으로 쏟아져 나오는 광고전공자들 또한 수천 명이다. ‘광고’가 하고 싶어 광고관련학과에 지원을 했고, 광고인이 되기 위해 수년간 연습생 기간을 거쳤지만 막상 실무에 투입되면 바로 일을 하기가 어렵다. 실무형 인재를 만들기 위해 업계차원에서 여러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업무를 하면서 현실적으로 외부 교육에 참여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 카피라이터는 일을 하면서 카피가 늘기 때문에 외부교육은 학교교육 이상의 효과를 보기 어렵다. 


“요즘학생들은 공모전을 많이 해서 어느 정도 틀이 잡혀있습니다. 회사에 와서는 카피를 많이 써보고, 기획이 하는 일, 아트가 하는 일, PD가 하는 일의 이해도를 높여 더 좋은 카피를 쓸 수 있는 훈련을 하죠.”


카피라이터가 되기 위한 훈련과제들은 감당하기 힘들만큼 주어진다. 하지만 모두 이겨내고 나면 어느샌가 단단한 실력을 갖게 될 것이고, 또 그 경험들이 다양한 카피열매를 맺을 수 있는 자양분이 되는 것이다. 심 Chief에게 교육받은 신입사원도 부사수를 받게 되면 신입시절 받았던 전설의 카피라이터 교육을 그대로 물려줄 것이다. 수학의 정석이 1966년 첫 발간된 이래 대입 필독 참고서로 지금까지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듯이 문서상으로 남아있지도 남길 수도 없는 ‘카피의 정석’은 대대로 내려갈 것이다.


Profile

-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卒

- 한컴(’94~’98)

- 금강기획(’99~’03)

- 레오버넷, 휘닉스컴(’03~’04)

- HS애드(’04~現) CD→Chief copy(’10. 8~現)

- 애드버타이징 이달의 우수 광고 : 한화 홈샤시(’97, 신문), 좋은 사람들(’99~’00, 라디오)

- 뉴욕 페스티벌 : 현대자동차(’02, FINALIST), LG 생활건강, 메르세데스-벤츠(’06, FINALIST)

- 대한민국광고대상 : 신문협회(’05, 신문/동상), 외대 PR(’05 잡지/우수상), 신문협회(’06, 신문/우수상), 기분존(’06, 옥외/우수상), LS 전선(’08, 신문/우수상), 대한항공(’09, 잡지/은상, 잡지/우수상, 옥외/우수상), 대한항공(’11, 잡지/FINALIST)

- 칸 국제광고제 - 메르세데스-벤츠(’07, FINALIST)

- 소비자가 뽑은 좋은 광고상 : LS 전선(’08, 우수상), 대한항공(’08, 대상), LS 전선(’11, 우수상), LG 그룹(’12, 대상/문화부장관상)

- 대한민국 영상 광고대상 : LG 그룹(’11, 통합/금상)

- 전자신문, 매일경제 등 5 개 경제지 : LS 전선(’11, 우수상)

- 예술의 전당 고객 자문위원

- 마포구 디자인 자문위원

- 서울시 중소기업 지원 자문위원

- 월간 아이엠 원고 기고 중

- 월간 광고계동향 편집위원. 그 외 다수



한창수 HS애드 CR센터 Chief AD (신입 AD OJT 담당)

사람이 재산인 광고회사에서는 인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Q. 현재 진행하고 있는 신입 아트디렉터 OJT에 대해서 설명해주세요.

A. 신입사원 OJT 프로그램은 신입사원들이 하루빨리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는 교육입니다. 요즘 학생들은 워낙 기초가 잘 되어있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업그레이드 하는 정도인데 기본적으로는 어떻게 하면 회사에, 또 업무에 빨리 적응할 수 있을지 고민하죠. 업무 면에서는 TV, 인쇄, 옥외, 인터넷 각 분야별로 다르게 아이디어 발상이나 비쥬얼 위주로 교육하고, 특히 레이아웃을 짜보는 훈련을 많이 합니다. 각 파트별로 아트가 알아야 할 것들을 가르치고 있죠. 처음에는 많이 힘들어하지만 스스로 점점 발전하고 있다는 걸 느낄 것입니다.


Q. Chief님의 신입시절은 어떻게 교육을 받았나요?

A. 저의 신입시절에는 선임들에게 사수 부사수 개념으로 업무를 하면서 배웠습니다. 지금도 광고인들은 사수를 따라다니면서 6개월이고 1년이고 배우고 있죠. 사원 말년이나 대리정도가 되면 하나의 프로젝트를 맡을 수 있을 정도가 됩니다.



신지연 HS애드 CR센터 Junior AD

힘들지만 재미있는 광고, 이런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어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Q. 교육받으신 신입 아트디렉터 OJT에 대해 알려주세요.

A. 한창수 Chief님 밑에서 배우고 있어요. 처음에는 광고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일대일 과외를 받았는데 저는 전공이 광고가 아니라 순수미술(서양화)이어서 Chief님의 교육이 더 소중했죠. 교육은 현업에서 도움이 되는 것들을 과제로 내주시고 가르쳐주시는데, 보통 프로그램을 다루어서 레이아웃을 짜는 일을 많이 합니다.


Q. 교육이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A.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죠. 그런데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점점 많아지고, 역량이 커지는 것을 느끼면서 재미가 붙어가고 있어요. 저 같은 경우는 더더욱 필요한 교육이었고, 무엇보다 광고에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되었어요. 저와 같이 지원했지만 HS애드 가족이 되지못한 지원자들을 생각해서 더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심의섭 HS애드 Chief Copywriter 인터뷰

 심의섭 HS애드 Chief Copywriter 인터뷰

 심의섭 HS애드 Chief Copywriter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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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광고를 만들고 싶습니다"

류남길 농심기획 ECD 인터뷰




순수(純粹). 크리에이터들을 만날 때 간혹 연상되는 단어이다. 처음 본 기자에게 속내가 보이는 이야기를 거침없이 쏟아내기도 하고,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을 마치꿈꾸는 듯 한 표정으로 그려내는 광고인을 볼 때 말이다. 아담한 체구에 흔히 말하는 동안(童顔)의 류남길 국장을 만났을 때 느낌도 그러했다. 17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광고를 만들면서 쌓아온 열정을 보여주는듯 사무실 입구에 늘어선 트로피들이 주는 무게감과는 달리 천천히 숨을 고르며 한마디 한마디를 내뱉는 류 국장과의 인터뷰는 그 안에 순수를 담고 있었다.

글 | 이상경 기자



보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광고


류 국장을 광고계동향에서 만나게 된 것은 지난 7월 16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뉴욕페스티벌의 ‘아시아를 대표하는 50인의 크리에이터’중 한 명으로 선정되었다는 낭보를 듣고서였다. 국내에는 6명의 크리에이터가 함께 선정되었지만, 특히, 류 국장은 지난해의 연장선상에서 해외의 관심을 또다시 받게 된 것이다. 지난해 복어와 개구리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추파춥스 광고로 칸느, 클리오, 런던, 뉴욕페스티벌 등 4개 광고제 본상 수상이라는 그랜드 슬럼을 달성한 것은 이미 많은 광고인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수상 소감이 들릴 때마다 언론의 관심도 많이 받았다.


“스스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인 광고제에서 상을 받는 것은 정말 행운입니다. 55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9번째로 칸느 광고제에서 상을 받는다는 것. 어느 영화의 대사처럼 머릿속에서 종이 울리는 순간인 것이죠. 카피라이터 한지연 차장을 비롯한 팀원들과의 노력의 결과를 제가 대신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광고제 참관도 수차례 했고, 광고제 심사 경력도 프로필의 몇 줄을 장식한다. 세계 속에서 한국 광고의 경쟁력을 물었다.

“외국광고들을 심사하다 보면 약이 오릅니다. 아시아 태평양 광고제 최종 심사시 위원장이 광고물들을 보고 딱 하나만 묻더군요. ”Happy?“ 우리 나라 광고들이 해외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바로 광고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행복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광고 만드는 일의 본질은 까맣게 잊고 서로의 이해타산만을 추종하거나, 독선과 아집 혹은 대단한 예술을 하고 있다는 과대망상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무늬만 광고인인 사람들, 무엇보다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실천하지 않는 업계의 분위기들이 그를 답답하게 만든다. 우리나라 광고업계가 질적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가진 젊은 광고인들이 새로이 진입하고 성장을 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그보다는 같은 시장 안에서 서로 경쟁하며 에너지를소진하게 만드는 현실이 한국에서 광고하기 참 힘들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척박한 환경이 변화하지 않는 한 우리의 광고가 세계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까.



광고 만드는 일의 보람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그 또한 암흑과 같은 긴 터널을 지나왔다. 

“광고 만드는 일의 보람은 무엇일까요. 나는 왜 광고를 할까? 카피라이터로서 정신없이 달려오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의문을 갖게 되면서 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 판매를 위한 광고가 목적이라고 하기엔 필요조건은 되지만 충분조건은 아니었습니다. 결국, 브랜드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소비자 마음에 오래 사랑받는 강력한 브랜드를 만드는 것. 그러한 브랜드 자산 구축에 이바지 하는 커뮤니케이터가 되자고 다짐했습니다”


이 해답을 찾기까지 그는 광고라는 정체성에 대한 깊은 고민에 시달렸다고 한다. 문학인을 꿈꾸던 국문과생이 광고라는 전혀 다른 길로 들어서게 되었으므로 인생에 대한 답을 그 누구보다 갈구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인가를 꽉꽉 채워나가기 보다는 하나둘씩 버리며 비워나가는 동안 그 답을 찾을 수 있듯이, 류 국장 또한 어느 순간 마음을 비우니 그 해답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3번 라운드에 등장해서 1번만 안타를 치면 성공하는 ‘3할 타자’처럼 길게 광고 인생을 보고 달려가기로 한 것이다.



심장이 뜨거워지는 파워 브랜드를 만드는 것


류 국장이 생각하는 크리에이티브란 무엇인지 물었다. 좋은 크리에이티브란 New, Difference, better의 단계를 거친다고 설명한다. 즉 새롭고, 남다르고 좋아야 한다는 것. 흔히 새롭고 다른 크리에이티브에는 도달한다. 하지만 그것이 더 좋은 단계에 까지 이르기는 힘들다고 한다. 차별화를 위한 차별화의 늪에 빠져 그 아이디어가 혐오스럽거나 부족해도 크리에이티브하다고 착각하는 나르시즘에 빠지기 쉽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광고에 이르는 길은 어떠할까. 하나는 강력한 러브 마크(Love mark)가 되는 것이다. 사치 앤 사치의 CEO를 역임한 케빈 로버츠가 책에서 강조하듯, 일반적인 브랜드가 아닌 맹목적인 사랑을 받는 브랜드, 소비자의 심장이 뜨거워지는 파워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또 하나는 인간의 마음속에 큰 울림을 심어주는 광고, 문화적 이야기, 감동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광고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광고에 대한 스스로의 생각이 명확하다보니 지금까지 수많은 광고를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표작을 말할수 없다 한다. 아직은 본인이 꿈꾸는 그러한 광고를 만들지 못했다고 말이다.


광고인으로서의 인생, 성품 모든 것을 배우고픈 김태형 선생님의 ‘꽃’을 좋아하고, ‘밤하늘의 별을 따기 위해 손을 뻗어라. 그러면 적어도 손에 진흙을 묻히지는 않을 것이니’라고 역설한 레오버넷을 닮고 싶은 그의 소원은 무엇일까. 


“칸느의 레드카펫을 밟아보는 것입니다. 금사자까지만 밟을 수 있는데 아쉽게도 저는 은사자였거든요. 그런 축복이 저에게 허락되었음 합니다. 

  그리고 제가 만든 광고로 하여금 세상이 움직이고 따뜻해지는 것, 그것입니다" 

(광고계동향 2009년 9월)



류남길 농심기획 ECD 인터뷰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광고를 만들고 싶습니다' (광고계동향)


류남길 농심기획 ECD 인터뷰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광고를 만들고 싶습니다' (광고계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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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으로 소통하는 웹카투니스트

TBWA KOREA 제작8팀 카피라이터 '루나파크(Luna Park)' 홍인혜 차장


인터뷰·정리 | 김보경 기자


자신만의 완생(完生)을 향해 한 수, 한 수 나아가는 미생(未生)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지루해도, 계속되는 야근에 지친 삶 속에서도 눈을 번뜩이고 몰두하게 만드는 활력소는 누구에게나 있다. 일상에 지쳤을 때 힐링이 되어주는 나만의 활력소가 있어 그 다음 한 수를 준비하게 해 준다. 광고인들은 ‘어떤 일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는가?’하는 궁금증에서 시작된 광고人 코너, 앞으로는 광고인들의 삶 속에 보다 깊숙이 파고 들어가 광고인들의 크리에이티브 원동력을 찾아보고자 한다. 12월호에서는 웹카투니스트 ‘루나파크’로 활동하는 TBWA KOREA 홍인혜 차장을 만나보았다.


카피라이터로서는 어느덧 차장이라는 책임의 무게가 느껴지는 자리에 왔지만,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루나파크」에 거주하는 「사춘기 직장인」인 홍인혜 차장.

어느덧 8년이란 시간동안 웹카투니스트로 활동해왔지만, 「지금이 아니면 안될 것 같아서」 그녀와의 인터뷰를 위해 TBWA로 한달음에 달려갔다.

고등학교 때부터 꿈이 카피라이터 혹은 만화가였다는 그녀. 본래부터 예체능과 창작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카피라이터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웹툰 붐이 일었어요. 특히 마린블루스, 스노우캣, 낢 이야기 같은 생활만화가 인기를 끌었고,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하게 됐죠.”


개인 생활을 모두에게 공개하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그녀는 오히려 그래서 더 편했다고 답한다.


“본격적인 스토리가 있는 픽션 만화보다는 생활에서 소재를 찾아 만화로 포스팅 하는 블로깅 같은 개념이라 더 접근하기 좋았던 것 같아요.”

“회사 사람, 가족 모두가 독자이기 때문에 너무 내밀한 이야기들은 걸러지기는 해요. 그렇지만 일기니까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에요. 어디 연재하는 만화가 아니니까요. 더 과장해서 웃기게 하거나, 없는 얘기를 지어낼 필요는 없죠.”

“게다가 주변 사람들도 적극적으로 협조해요. 다들 한 번이라도 더 만화속에 등장하고 싶다고.”


포털 중심의 웹툰 생태계에서도 ‘루나파크’는 여전히 개인 홈페이지에기반을 두고 있다.


"포털의 영향력이 엄청나기는 해요. 접근성이 훨씬 높아서 몇십만 건의 조회수가보장이 되니까요. 홈페이지는 약점이 많아요. 도메인을 직접 입력해야하고, 블로그처럼 편집 기능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사진한 장 올리는 것도 번거롭죠. 방문자수가 눈에 띄게 줄고 있지만, 그래도 홈페이지가 ‘내 영토’라는 마음이 들어서 놓을 수가 없어요.”


하지만 시대에 발맞추어 올 2월부터 네이버 스타일+에서 ‘루나의 옷걸이 통신’을 연재중이다.


“같이 홈페이지를 꾸리던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 SNS 등으로 많이 옮겨갔고… 사람들과 소통하려고 시작한 일인데 방문자들이 자꾸 줄어드니까 저도 포털로 이동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던 찰나 네이버에 서 제의가 들어왔어요. 마침 쇼핑과 패션에도 관심이 많아서 제의를 받아들이게 됐죠.”

광고와 만화, 비슷한 듯 다른 두 분야. 두 가지 전부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일이라 작업이 쉽지 않았을 텐데 그녀는 모두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좋아하는 일을 일찍 찾았고, 그 일을 열심히 했다는 것이 비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자명한 얘기지만 좋아하는 일 찾는 것이 쉽지 않잖아요.”

“웹툰과 광고는 의외로 비슷한 점이 많아요. 광고 할 때 항상 공감대, 인사이트를 찾잖아요. 생활만화에서도 모두가 공감하지만 깨닫지 못하고있던 부분을 캐치해서 긁어줬을 때 재미있다는 평을 듣죠. 예를 들어서 사근사근 얘기하던 친구가 무뚝뚝하게 전화를 받으면 ‘엄마랑 통화하는구나.’하고 알아차리는 것 처럼요.”


고된 직업으로 손꼽히는 광고를 하면서도 또 다른 창작에 열중하는 그녀. ‘창작의 고통’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만큼 ‘창작의 기쁨’을 누리는 그녀의 아이디어 원천은 무엇일까. 


“전통적인 창작인들은 직접 경험하는 게 중요하다고 얘기들 하시겠지만, 저는 인터넷에서 많이 아이디어를 얻어요. 혹자는 비평할 수도 있겠지만 전 그게 지금 세대의 특성이라고 생각해요. 온갖 사이트를 떠돌아다니고, 만화책도 많이 봐요.”


8년간의 수많은 에피소드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 ‘갑’에 관련된 에피소드를 꼽았다. 최근 갑을관계가 이슈가 돼서 만화도 주목을 많이 받았다고.


“그런 의도가 담긴 에피소드는 아니었는데 얼마 전에 갑을관계 이슈 때문에 만화가 부각이 됐어요. 광고주 담당자님들도 보시고 자기 얘기냐고 물어보기까지 하셨어요. 그냥 일반적인 세태를 꼬집은 거라 광고계동향 독자들도 많이 공감하실 것 같아요.”


그녀는 벌써 「루나파크」, 「루나파크(사춘기 직장인)」, 「지금이 아니면 안될 것 같아서」 3권의 책을 출간했다. 「지금이 아니면 안될 것 같아서」는 3년 전 카피라이터 생활을 정리하고 런던으로 떠났던 스토리를 담은 에세이집이다.


“너무 많은 걸 쏟아내서 스스로가 소진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다 떨어지고 고갈되면 난 무얼 먹고 사나…하는 생각도 들고. 스스로를 채우려고 런던으로 향했어요. 하지만 누구나 그러하듯 다시 일을 할 수 있을까 불안하기도 했고, 엄청나게 많은 고뇌가 있었어요.”

“런던에서도 좋기만 하지는 않았어요. 가기 전에는 마냥 좋기만 할 줄 알았는데… 혼자 사는 것도, 장기 여행도 처음인데 낯선 도시였던지라 힘든 면도 많았죠. 그래도 런던 여행에서 얻은 게 있어요. 나름 웹툰 작가로서 유명세를 얻어가며, 회사에서도 연차가 쌓여가며 나름의 우쭐함과 자만심이 있었는데, 런던에서 초연하게 됐어요. 외국에서는 제가 어떤 만화를 그렸는지, 어떤 회사에서 어떤 광고를 만들었는지 아무도 관심가지지않으니까요. 홈페이지 관리라든가 집착하던 일들이 아등바등할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닫게 된 거죠.”


지금이 아니면 안됐던 그 때 그녀는 훌쩍 런던으로 떠났고, 초연함을 갖추고 돌아온 그녀는 다시금 좋아하는 ‘광고’와 ‘만화’를 양손에 잡았다. 이루지 못한 것에 괴로워 할 필요 없다. 앞으로 하나씩 이뤄나가면 되니까.

모든 광고인들이 지금이 아니면 안될 일을 찾고, 행하기를 바란다.

더 많은 이야기는 루나파크(http://lunapark.co.kr)에서 만나볼 수 있다.



창작으로 소통하는 웹카투니스트 - 루나파크(Luna Park) 홍인혜 인터뷰.


창작으로 소통하는 웹카투니스트 - 루나파크(Luna Park) 홍인혜 인터뷰.





Posted by 크리에이티브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Arthur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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