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ND REPORT] 디지털시대의 매드맨
서강민 Campaign Director, INNORED
Madmen이라는 미국의 인기 드라마가 있다. 이 드라마는 신문의 확산과 TV의 등장으로 광고계가 전성기를 맞았던 시기, 화려한 메디슨 애비뉴를 무대로 하고 있다. 60년대 당시는 낭만이 가득 담겨있던 광고계의 황금기로, 광고인들이 매드맨으로 불리며 선망 받는 전문직으로서 확실히 자리를 잡고 있던 시기였다. 광고회사들은 8·90년대를 지나며 양적인 성장을 계속했지만, 내적으로 큰 변화를 겪지는 않았다. 그러다 2000년대 초반을 지나며 인터넷이라는 급격한 환경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미국 광고계의 전설적인 인물이자 마지막 매드맨이라 불리우는 DDB 라인하드 회장은 관련하여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인터넷의 등장은 기존의 핵의 등장과 비견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변화에 직면하고 있는 광고업계의 반응은 실망스럽게도 거부입니다.”
2000년대 초반 광고업계의 이런 거부반응은 이상한 것이었을까? 매드맨에는 이와 비슷한 흥미로운 장면이 나온다. TV가 새로운 매체로 등장할 무렵, 광고에 영상이 처음으로 도입되기 시작했다. 광고회사에서는 TV광고 부서를 별도로 신설하고 일할 사람을 찾았지만 대부분의 크리에이터들은 익숙한 인쇄매체만을 고집하며 변화를 거부했다. 이처럼 변화에 대한 거부반응은 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그나마 비극으로 끝나지 않았던 이유는 TV의 확산속도가 빠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작 5천만명의 사용자로 확대 될 때까지 13년이나 걸렸고1, 그 기간은 광고회사와 내부 구성원들이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는 시간을 벌어줬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변화의 속도는 그때와 비교할 수가 없다. 페이스북 이용자가 1억명으로 확산되는데 불과 9개월밖에 걸리지 않았고, 몇 년 사이 거의 모든 사람의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있게 되었다. 세스고딘은 TV광고 복합체의 붕괴를 예언했고, 이는 실현되고 있으며, 이를 무시하던 광고업계는 변화의 속도와 임팩트에 당황하고 있다.
“제작의 엘리트주의에 빠져있을 때, 솔직히 난 디지털이라는 것은 그냥 다른 미디어의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디지털은 항상 후 순위였죠. 진짜 의미를 몰랐던 겁니다.”
(Moehlenkamp)2
2012년 ‘광고의 미래’라는 기사에서 다루어진 어느 유명 CD의 말은 현재 광고업계가 맞이하고 있는 심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그렇다면, 그가 깨달은 디지털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 그 의미는 광고산업에 어떤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일까?
통합의 종말
디지털의 본질을 흐리는 가장 널리 알려진 관점이 있다. 빅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구성된 IMC 캠페인을 메인으로 하고, 그 캠페인을 구성하는 하나의 매체로 디지털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통합(Integrated)이라는 개념은 미디어의 효율과 메시지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오랜 시간 동안 광고의 ‘성배’로 여겨졌다. 통합은 일관성이라는 목적에도 부합하면서, 소비자 접점을 찾아 예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겠다는 브랜드 혹은 광고주의 생각이 반영된 개념이기도 하다. 이 관점의 문제점은 소비자를 미디어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통합적으로 관리될 수 있는 존재로 본다는 점이다. 이 지점이 디지털로 대변되는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달라진 소비자들’과 브랜드간의 갭을 넓히고 있다.
“소비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이전보다 많은 적이 없었지만, 소비자와 연결되기 이보다 어려워진 적은 없었다.”
(Activision CCO, Jakeman)3
예전에는 크리에이티브가 약해도 미디어 예산이 많다면 어느 정도 마켓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그래서 공공연하게 ‘미디어 예산이 곧 크리에이티브’라는 농담이 오고 갔다. 하지만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비메오 등 하루가 다르게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디지털 미디어가 등장하고, 새로운 미디어의 통제력이 소비자들에게 주어지면서 전통적 미디어들의 효율은 급락하고 있다. 60년대 3개의 프라임 타임광고를 통해 얻었던 광고효과를 지금 만들어 내려면 최소 180배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 그리고 효율성은 앞으로도 계속 떨어질 것이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대중미디어의 통제를 벗어나기 시작한 ‘달라진 소비자들’은 더 이상 ‘통합적으로 관리’가 불가능한 사람들이 되 버린 것이다. 통합적 마케팅이라는 이름 하에 디지털이 단순히 추가된 하나의 미디어로 간주해서 안 되는 이유가 이 ‘달라진 소비자들’에게 있다.
따라서, 디지털의 진짜 의미, 본질은 단순히 다른‘미디어’의 형태라기보다 ‘통제력’의 변화로 이해하는 것이 더 올바르다.
2013년 칸의 심사위원이었던 레이 이나모토는 통합부문에서 심사하는 재미가 현저히 떨어지고, 통합은 이제 단순한 연결, 갖다 붙이기가 되어간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시시한 통합캠페인들 보다 소비자를 사로잡은 캠페인으로 레드불의 스트라투스를 꼽았다.4
브랜드가 꾸민 이 대담한 프로젝트를 수백만명의 소비자들은 유튜브 실시간 중계를 통해 지켜보았고, 이 프로젝트와 관련된 영상은 수천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캠페인은 TV도 프린트도, 아웃도어도 사용하지 않았지만 그 어떤 통합마케팅 캠페인보다 많은 주목과 탄성, 부러움을 자아냈다. 이 캠페인이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킨 것은, 이 흥미진진한 이벤트를 퍼 나르며 ‘자발적인 미디어’로서 역할을 한 소비자들 때문이었다. 소비자는 전통적인 매스미디어의 관점에서는 수동적 리시버라고 여겨졌지만, 디지털의 시대에서는‘미디어’ 자체가 되어버렸다.
Me Theory
소비자가 미디어가 된 시대. 소비자가 통제력을 가진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적응해야 할까? 이노레드는 이런 고민 속에 소비자가 이야기할만한 것들(Talk value), 나눌만한 것들(Share value)에 집중하여 몇 가지 코드들을 발견하고 캠페인에 적용해 왔다. 그 중 하나가 ‘me’이다. 세스 고딘은 사람들은 e-mail은 별로 관심이 없지만, 나와 관련된 me-mail은 읽는다고 강조했다.5 생각해보면, 남산타워에 올라가면 우리는 우리집(My house)을 가장 먼저 찾는다. 시끄러운 공간에서도 어딘가에서 내 이야기를 하면 귀를 세우고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사람들은 나와 관련 된, 나의 이야기에 자동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다. 본능이다. 만약, 광고가 그렇게 된다면 어떨까? 15초 광고에서는 불가능하겠지만, 디지털이라는 공간에서는 가능하다. 이를 바탕으로 진행했던 몇 가지 캠페인을 소개하고자 한다.
필립스 센소터치 3D 캠페인
필립스는 면도기 신제품 ‘센소터치 3D’를 출시했다. 필립스는 기존 베스트셀링 제품인 ‘아키텍’의 성공으로 40%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었고, 이것을 점유율의 한계점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클라이언트는 제품이 기능적으로 대폭 개선되었기 때문에 ‘3D 절삭력’을 소구하고자 했으나 소비자들은 이미 면도기에 대한 관심이 낮고 기존 제품의 성능에 만족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기능 위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무차별적인 면도기 광고 중에 어떻게 다르게 보일 수 있느냐가 캠페인의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우리는 생각을 바꿨다. 소비자를 캠페인의 주인공으로 삼고, 마케팅의 주체로 생각해보자고 했다. 소비자들에게 말을 걸어야 하는데, 하고 싶은 말만 해대면 노출은 될지언정 소비자들의 반응이 있을까라는 의심이 있었다. 오히려 소비자들을 주인공으로 삼아보자고 했다. 자신이 주인공이 된 광고는 소비자가 스스로 미디어 역할을 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면도기의 주 구매자는 여성이 50%라는 리서치 자료를 반영해서, 남녀 소비자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두 편의 소셜무비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했다. 모델인 현빈과 ‘내’가 주인공이 되어, 현빈과 통화하고, 나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가 다르게 전개되는 새로운 방식의 광고에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그리고 아무런 대가 없이 이 캠페인을 자신의 지인들에게 퍼트리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필립스 광고의 ‘모델’이 되어준 것이다. 광고를 직접 본 사람들의 숫자는 무려 320만이 넘었다. 지금처럼 소셜미디어가 활성화 되지 않았던 때였음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사후에 조사된 미디어 효과는 150억원이 넘었지만 실제 사용된 미디어 비용은 고작 1.5억이었다. 모기업의 회장님이 ‘현빈 면도기’를 사서 트위터에 올리기도 하는 등 캠페인에 대한 열광적인 반응은 적극적인 구매로도 이어져 필립스코리아 설립 이후 처음으로 68%라는 믿기 어려운 시장점유율을 달성했다. 그 기간동안 오직 디지털 캠페인 만이 진행되었었다.
뉴트로지나 Be cool 캠페인
남자들에게 화장품은 어떤 존재일까? 아마 가장 관심이 없는 카테고리가 아닐까? 이런 남자들에게 화장품의 장점을 아무리 친절하게 알린다 해도 귀를 기울일까? 아닐 것이다. 더구나, 20대 남자는 커뮤니케이션 하기 가장 어려운 타깃이다.
생각을 바꾸어서 브랜드가 아니라 그들을 이야기의 중심에 놓는다면 어떨까? 우리는 뉴트로지나의 모델인 미스코리아 이하늬를 등장시키고, 그녀가 소비자들과 인터렉션하며, 소비자를 섭외해서 뉴트로지나 맨의 모델로 서게 만들어 보기로 했다. 소비자들이 충분히 재미와 몰입감을 느낄 수 있도록 스토리라인은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쳤다.
캠페인 론칭 후 초기 15일간 미디어의 서포트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70만 여명의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캠페인을 소비하였고 공유했다. 말 그대로 소비자가 미디어의 역할을 해준 것이다.
기술은 크리에이티브에 영감을 준다
우리가 찾은 다른 하나의 코드는 ‘기술’이다. 미래학자인 아서 클라크는 ‘고도의 첨단 기술은 마술과 구별되지 않는다’는 말을 남겼다. 기술은 소비자들에게 마법과 같은 경험을 선사하며, 크리에이티브에 자극을 주는 경우도 많다. 광고계에 기술이 혁신적으로 도입된 첫 번째 사건은 2004년 버거킹이 선보인 ‘복종하는 닭’의 등장이었다. 어떤 명령을 하더라도 명령에 반응하는 닭의 모습을 보면서 5억명의 방문자들이 마법과 같은 경험을 하였고, 전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필립스 에어프라이어
필립스의 에어프라이어는 기름 없이 공기로 튀김요리를 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이었다. 혁신적인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기름 없이’ 가능하다는 점에 대해 상당한 의심을 보이며 구매를 망설였다. 캠페인팀에서는 ‘Seeing is believing’이라는 말처럼 의심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보여주는 것이니 요리가 진행되는 과정을 보여주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이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기술로 복종하는 닭에서 최초로 사용되었던 시맨틱 기술이 활용되었다. 시맨틱 기술은 최근에 티팩스의 ‘Shoot the bear’캠페인에 사용되면서 많이 알려진 기술이다.
에어프라이어 캠페인은 ‘무엇이든 튀겨드립니다’라는 검색창에 어떤 재료를 넣더라도 맛있는 튀김요리를 만들어 주겠다는 신보라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치즈, 과일, 간식, 빵, 사람, 자동차, 동물, 그 어떤 검색어를 넣어도 모델 신보라는 신기한 방식으로 그 요구에 대응하는 흥미로운 스토리로 즐거움을 주며 에어프라이어로 갓 튀겨낸 요리를 내 놓았다. 수십만명의 소비자들은 검색어를 바꾸어가면서 에어프라이어가 튀겨주는 요리를 보고, 즐기고, 결과물을 확인하며 차차 의심의 벽을 넘기 시작했다. 연 800대 판매를 목표로 잡았던 필립스는 긴급재고를 받아도 모자랄 만큼 판매고를 올렸고 심지어 6개월간 제품부족현상을 겪기도 했다. 캠페인은 오직 디지털로만 진행되었었다. 이 캠페인은 대한민국광고대상에서 은상을 받았고 페이스북 스튜디오에 한국 최초로 등재 된 케이스 중 하나가 되었다.
스니커즈 ‘배고플 때 넌 네가 아냐’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초콜릿 바(Bar)인 스니커즈는 ‘배고플 때 넌 네가 아냐(You are not you when you are hungry)’라는 글로벌 슬로건을 내걸고 있었다. 그러나 15초 안에 이 내용을 소비자들에게 적절히 설명 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만약 소비자들이 ‘배고플 때 넌 네가 아냐’라는 메시지를 현실세계에서 경험하게 한다면 어떨까?
우리는 Depth Sensor와 CG를 실시간으로 접목해서 소비자가 ‘Not you’가 되는 상황을 기술적으로 연출해 보기로 했다. 활용된 기술은 Real time Facial Animation으로 MIT테크놀로지 리뷰에서 35세 미만의 혁신가로 뽑인 Hao Li교수6가 스타워즈의 새로운 에피소드에 활용했던 기술이었다. 이와 함께 어벤저스에서 헐크 크리쳐의 CG감독을 했던 Gio Nakpil이 소비자가 변신하게 될 크리쳐의 제작에 참여했다. 헐리웃 제작팀은 어느 대학의 복도를 위장하여 벽면에 거울 디스플레이를 설치하고 RFA(Realtime Facial Animation)프로그램과 센서들을 탑재시켰다.
아무것도 모른 채 거울에 다가선 소비자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이 ‘좀비’, ‘게으른 팬더’, ‘힘 없는 노인’으로 변하는 황당한 경험을 하게 된다. 눈썹, 이마의 주름, 볼, 턱, 얼굴의 모든 지점 변화가 리얼타임으로 싱크됨으로써 순간적으로 좀비(또는 팬더, 또는 노인)로 변신한 자신의 모습에 소비자들은 경악했으며 즐거워했다. 소비자들이 자신의 모습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을 때 ‘배고플 때, 넌 네가 아냐’라는 브랜드의 슬로건이 나오도록 설계되었다. 마술과 같은 경험, 브랜드의 재치 있는 말 걸기에 소비자들은 탄성을 부르며 스니커즈가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월간 TVCF 크리에이티브 부문에 3개월간 1~2위를 오가던 이 캠페인은 현재 국내 브랜드 컨텐츠 중 가장 많은 조회수인 600만을 기록하고 있다.
카피라이팅을 넘어선 스토리텔링
우리가 발견한 또 하나의 단서는 이야기이다. 퍼트릴만한 아이디어를 모토로 삼고 있는 TED에서는 매년 퍼트릴만한 가치가 있는 광고 10선을 뽑는다. 작년과 재작년에 각각 선정된 10편을 보면 모두 1분이상의 분량을 가지고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15초나 30초 광고는 없다. 거의 모두 2, 3분대이다. 이야기가 되는 분량이다. 디지털에서는 시간의 제한이 없다. 심지어 8시간짜리 광고가 제작된 경우도 있다.
전통적인 광고는 왜 15초일까? 광고를 준비하거나, 심지어 광고를 만들고 있는 사람들에게 TV광고가 왜 대부분 15초인지 물어보면 꽤 많은 사람이 ‘효과적이어서?’라고 자신 없이 대답한다. 맞는 답이 아니다. 공중파가 주도하던 시대에는 미디어를 사용할 수 있는 공간자체가 제한적(주파수 간섭으로 채널이 한정적)이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함께 나누어 써야 하는 공공의 재산이었기 때문에 가장 작은 조각으로 나누어 배분했는데 그게 15초가 된 것이다. 사실, 브랜드는 시간을 오래 점유할 수록 더 효과적이다. 홈쇼핑을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지갑을 열게 된다. 15초 광고를 보고 지갑을 여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적이 있는가?
언젠가 지인이 자신은 ‘디지털 카피라이터’를 꿈꾼다고 했다. 나는 그 말 자체에 모순이 있다고 조언했다. 디지털은 이야기를 압축할 필요가 없는 공간이다. 카피라이팅은 전통매체에서 압축해야 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기술이다. 무엇이든 압축하면 손실이 발생한다. 디지털 스토리텔러는 의미가 있을 수 있어도 디지털 카피라이터는 병립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그렇기 때문에 에드에이지 편집장 테레사 이에치가 기존 카피라이터들에게 이야기를 만드는 능력이 새로운 도전이 될 것7이라고 한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마이비데
최근 우리는 유한킴벌리의 마이비데라는 제품의 광고를 제작했다. 애완견들이 휴지를 물어뜯는 사진들을 보고 영감을 얻어 이야기를 얹었다. 4분이라는 적지 않은 분량을 가진 영상은 대변 후 뒤처리에 민감하지 않은 주인을 원망하는 애견들의 이야기가 조성모의 ‘아시나요’라는 노래의 멜로디와 함께 전개된다. 괴로워하던 애견들은 TV에서 나오는 마이비데의 광고를 보고 자기 주인에게도 상쾌한 뒤처리를 요구한다는 결말인데, 15초의 분량으로는 도저히 설명이 어려운 이야기 구조이다. 이 영상도 현재 3백만을 넘기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오랜 시간 동안 TVCF의 크리에이이티브 부문 1~2위를 오가고 있다.
이 영상의 핵심적인 스토리는 이노레드의 스토리텔링팀이 작업을 했다. 이노레드에는 카피라이터가 없다. 대신 스토리디렉터가 이끄는 팀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노레드의 캠페인들이 알려지면서, 우리의 일하는 방식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질문을 한다. 우리의 대답은 한결같다. Me theory, 기술의 역할, 스토리텔링 등은 디지털시대에 적응하면서 찾아낸 몇 가지 유효한 단서들이라는 것. 그리고 ‘현재’ 우리의 지향점은 소비자를 중심에 둔 캠페인, 그리고 기술적인 영감과 스토리가 가미되어 마법과 같은 경험을 하게 되는 캠페인이라는 것이다. ‘현재’라는 단서를 둔 이유는 RG/A같은 대행사가 나이키와 함께 퓨얼밴드 같은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고, AKQA에서 수천만명이 다운로드 하는 트레이닝 앱을 만들고 있는 시점에 디지털은 우리에게도 지속적인 변화에 적응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노레드에는 최근 브랜드의 문제를 찾고, 이를 디지털로 해결해주는 IoT(Internet of Things) 부서가 신설되어 몇 개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테크놀로지와 디자인을 결합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개발된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구현해 내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역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이다.
다윈은 경쟁에서 살아남는 방법에 대해서 이런 이야기를 남겼다.
“살아 남는 것은 가장 강한 것도 아니며, 가장 똑똑한 것도 아니다.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것만이 살아남게 된다.”
당신은 변화에 적응할 준비가 되어있는지 묻고 싶다.
1 라디오는 5천만명에게 도달하기 까지 38년이 걸렸다.
참고링크: http://www.un.org/cyberschoolbus/briefing/
technology/tech.pdf
2, 3 The Future of Adevertising/Fast Company,
2012년 8월 3일자 아티클, 관련링크:
http://www.fastcompany.com/1702130/future-advertising
4 The end of advertising as we know it by Rei Inamoto,
2013년 6월 27일, Fast Company,
http://www.fastcocreate.com/1683292/the-end-ofadvertising-
as-we-know-it-and-what-to-do-now
5 http://www.fastcompany.com/events/realtime/miami/blog/godin.html
6 하오리 교수 관련 MIT Technology Review 소개,
http://www.technologyreview.com/lists/innovators-under-35/2013/inventor/hao-li/
7 아이디어라이터, 새로운 마케팅 시대의 창의적 아이디어/
테레사 이에치, 김남호 옮김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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