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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1박2일> 유호진PD & MBC<무한도전> 김태호PD 인터뷰

by ArthurDent 2016.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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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KBS2<1박2일> 유호진PD & MBC<무한도전> 김태호PD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광고1번지 편집팀입니다. 2015년 업프런트 행사를 통해서 이렇게 유명하신 두 분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각각 KBS, MBC 대표 예능프로 그램을 맡고 계신데 이전에도 서로 만나신 적이 있나요?


모두: 아뇨 없어요. 말로만 듣다가 만나서 반갑습니다.




<1박2일>과 <무한도전>은 간판 예능이기도 하지만, 야외에서 하루종일 촬영한다는 공통점도 있네요. 두 분 모두 이번주 녹화를 앞두고 있어서 오늘도 많이 바쁘실텐데요. 한 번 나가실때마다 준비가 굉장하실 것 같은데요.


1박2일 유호진PD: 출연진과 매니저, 스태프 등등 녹화 때마다 꽤 많은 인원이 함께 합니다. 그래도 <1박2일>은 여행지를 방문하고 촬영한다는 큰 포맷은 동일한 편이라 어느 정도는 예측되는 규모가 있는 편인데, <무한도전>은 미션에 따라서 스케일이 매우 커지는 경우가 있어서 그럴 때 고생이 많으실 것 같 습니다.


무한도전 김태호PD: <무한도전>은 미션 종류가 다양하다보니까 녹화 스케일도 그때그때 다릅니다. 많은 사람들과 여러 장소에서 녹화할 때도 있지만, 주제에 따라 소규모로 촬영을 진행할 때도 있어서, 녹화 때마다 항상 움직이는 <1박2일>이 더 고생이 많으시죠.




사랑받는 버라이어티 예능인 만큼, 캐릭터들의 미묘한 관계가 매력포인트일 것 같은데요, 함께하는 멤버들의 캐릭터를 신체의 일부에 비유해서 소개해주세요.


1박2일 유호진PD: 재미있는 질문입니다. 

차태현 - 두뇌, 제작진의 의도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멤버. 반발 혹은 협력, 또는 제3의 길을 뒤에서 설계하는 숨은 조종자. 슬쩍 던지는 제안과 엄청난 리액션으로 다른 멤버들이 갈 길을 리드해 나가는 사실상의 MC. 

김주혁 - 심장, 멤버들의 단합과 우정을 지켜내는 핵심적인 큰형. 태생적인 따뜻함과 공평함이 있어서 프로그램이 인간적으로 보이게 하는 멤버. 체온이 필요한 특집에서 강점을 발휘하는 사람. 

데프콘 - 간, 제작진의 모든 악행을 받아들이는 침묵의 장기. 재미를 위해서라면 많은 걸 포기하며 <근심돼지>라는 전무한 캐릭터를 확보함. 말없이 프로그램의 어려운 점들을 받아들이고 해결하는 근면한 멤버. 

김준호 - 손발, 결국 모든 웃음의 실행자. 폭소의 알파와 오메가.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얍쓰. 예능을 예능답게 만들어내는 최종적인 역할을 맡은 골잡이.

김종민 : 뇌하수체, 얼핏봐서는 정확한 존재나 역할을 파악하기 어렵지만, 결국 호르몬 몇 방울로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엄청난 존재. 그의 미묘한 행동들이 늘 나비 효과를 일으키는 수수께끼의 예능감을 가짐. 8년간 <1박 2일>의 연속성을 유지하게 한 유일한 원년 멤버이며 프로그램의 성장과 부침을 지켜본 핵 속의 핵. 

정준영 - 얼굴, 사차원이면서도 예의바르고, 꾀 많은데 허당인 다양한 표정을 가진 멤버. 시즌 3의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고 멤버들에게 흐뭇함을 주는 프로그램의 간판이자 얼굴


무한도전 김태호PD: <무한도전>은 이렇게 볼 수 있겠네요. 

유재석 - <무한도전>의 심장이고 근육이자 피부이며 혈액 <무한도전>은 유재석씨의 존재감이 큰 프로그램입니다. 다른 멤버들에 비해 중요성이나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정형돈 - 팔꿈치 

정준하 - 발뒤꿈치 

하하 - 코털 

박명수 - ...귀지?(웃음)

다른 멤버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몸에는 꼭 필요하지만 어디에 쓰는 건지 정확한 쓸모는 알 수 없는 그런 부분이죠. 의아한 부분이지만 꼭 필요한 부분입니다.


(※편집자주: 귀지는 불순물이 아니라, 외이도 표면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고 먼지나 세균이 고막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귀건강에 꼭 필요한 부분입니다. 자주 파내면 더 증가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들어보니까 프로그램의 색깔을 더 확실히 알 수 있네요. 프로그램 각각에 대해서도 자세한 질문을 드릴게요. 먼저 <1박2일>은 예능 만큼이나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도 많은데요, 장소는 어떻게 선정하시나요? 


1박2일 유호진PD: 예전에는 명승지, 지리적으로 의미있는 독도나 땅끝, 지리산 등이 주요 무대가 되었지만, 이제 전국에 거의 대부분 지역을 가봤기 때문에, 먼저 여행의 컨셉을 정하고 알맞은 장소가 있을지를 찾아보는 편입니다. 금연을 주제로 잡았다면 담배 안파는 섬 “증도”로 가고, 수학여행을 주제로 잡았다면 좋은 사찰이 있는 “영주”를 가고... 이런 식입니다.






장소 선정 기준이 컨셉으로 변한 것이군요. 한편 <무한도전>은 매회가 특집같은 프로그램인데요,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고 기획하시는지요?


무한도전 김태호PD: <무한도전>은 아이템 범주가 정해져 있지 않은 점이 특징인데요. 아이디어는 제작진이 함께 고민하는데, 일부러 새로운 것을 찾으려고 한다기 보다는 가장 시의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선정해서 가장 어울리는 컨셉으로 변형시키고 있습니다. 너무 새로운 것을 가져오면, 시청자분들이 참신하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생경하다고 느끼시는 것 같고, 실제로 공통관심사가 큰 소재일수록 이슈도 많이 되고 있습니다. 




<무한도전>이 사랑받는 이유는 시의성을 바탕으로 한 참신함에 있었군요. 또 <무한도전> 하면 떠오르는 것이 센스넘치는 자막인데요, 10년이 지나도 변함없는 자막 센스의 비결이 있을까요? 


무한도전 김태호PD: 우선, 자막은 제가 혼자하는 것이 아닙니다. 분량이 많기 때문에 후배들이 나눠서 쓰고, 저는 감정적인 부분 이나 전체적인 통일성을 봅니다. 시청자들이 생각하는 화자는 1명이어야 하기 때문이죠. 사실 자막은 지루하고 힘든 부분입니다. 말하는 것을 그대로 옮겨적는 것은 수동적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시청자의 몰입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다가 궁서 자막/중의적 자막/자막을 이용한 패러디 등을 시도했는데 반응이 좋아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PD님과 후학(?)들의 활약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었군요. <1박2일>도 재미있는 자막을 많이 사용하시지만, 무엇보다도 변함없는 매력포인트인 복불복 게임을 빼놓을 수 없죠. 새로운 복불복에 대한 계획이 있으시면 살짝 공개해주세요.


1박2일 유호진PD: 사실 늘 새로운 음료와 먹거리를 테스트 중입니다만, 역시 구관이 명관이라 하던 메뉴를 능가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뭔가 아시는 정보가 있으면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도저히 먹을 수가 없는데 몸에 좋다고 하더라든가.




입에 쓴 음식이 몸에는 좋다는데 백방으로 알아 봐야겠군요. 간접광고(PPL)도 많이 활용하고 있는데요, 각자 프로그램에 어울리는 간접광고(PPL) 아이템을 추천해주신 다면 뭐가 있을까요? 


1박2일 유호진PD: 건강식품? 상비의약품? 지금 하고 있는 브랜드들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여행 프로그램이다 보니 즉석식품, 카메라, 아웃도어 의류, 자동차 등등이 많은데 모두 감사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대한민국> 자체를 PPL 해본다면 굉장히 보람있을것 같습니다. 뭔가 해외로 나가서 세일즈를 해본다든가. 스스로 얼치기 <대한민국 관광 전문가>를 자처하면서.(웃음) 


무한도전 김태호PD: 어떻게 보면 간접광고도 저희 프로그램에는 도전 과제 입니다. 그동안은 음료나 자동차 위주의 접근하기 쉬운 아이템들을 활용했는데요. 자주 나오는 간접광고(PPL)의 틀을 깨는 것도 또 하나의 숙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혀 안 어울리는... 예를 들어 여성용품? 등도 참신할 것 같습니다. 필요한 항목은 직접 요청하기도 하니까요, 광고는 물론 간접광고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1박2일> 그리고 <무한도전>에 대해 계획하고 계신 부분이 많으시네요. 혹시 언젠가 연출해보고 싶은 프로 그램이 있다면 어떤 종류인가요? 


1박2일 유호진PD: 음악프로그램을 한번 해보고 싶어요. 그게 어떤 건지는 계속 바뀌고 있지만, 일단은 음악 프로그램입니다. ㅎㅎㅎ 좋은 가수는 많으니, 좋은 프로듀서, 싱어송라이터가 발굴되고 성장할 수 있는 음악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무한도전 김태호PD: 가능한 모든 프로그램을 해보고 싶죠. 프로그램들을 볼때마다 ‘저거 먼저 해봤으면 좋았을걸’하는 프로그램들이 참 많습니다. <무한도전>을 통해서도 해본 것이 많긴 합니다. <무한도전>은 2008년부터 예능이라는 큰 틀 안에서 어떤 포맷을 할 수 있을까를 계속 시험해보고 있는 중입니다. 멤버들이 못할 것이 분명한데도 이것저것 시켜 보기도 하고요.




두분 모두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도, PD로서의 열정도 가득하시네요. 그런데 유호진 PD님은 싱글이신 것으로 아는데 이상형이 어떻게 되시나요? 


1박2일 유호진PD: 헐. 꼭 말해야 하나요... 피부가 희고, 몸 담으신 회사에서 평판이 좋고, 다큐멘터리와 SF 좋아하는 여자분이 이상형입니다(웃음). 




새 복불복 아이템과 함께, PD님의 이상형도 저희가 백방으로 수소문해보겠습니다. 김태호 PD님은 싱글이 아니시니 이상형 보다는... 여가시간에는 주로 무엇을 하시는 지요? 


무한도전 김태호PD: 글쎄요. <무한도전> 이외에는 거의 딴 것을 못하는 것 같습니다. 눈뜨고 감을 때까지 대부분의 것들이 <무한도전>하고 연관되어 있어요. 저에게는 큰 두려움이기도 한 부분입니다. 리프레시하는 시간을 가져야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PD님들에게 <1박2일>이란, <무한도전>이란 무엇인가요? 


1박2일 유호진PD: 운명...인 것 같습니다. 입사 전에 TV 잘 안봤는데, 우연히 TV에서 “정말 이상한 프로그램이 있네... 왜 촬영 중에 도망을 가지?”라고 생각했었던게 기억납니다. 소 닭 보듯 했지만, 한편으로는 신기해보였던 프로그램에 엉겁결에 끌려들어가서, 평생 한번도 생각해본적 없었던 인생을 살게 됐습니다. 남을 웃기겠다 생각했던 적도 없고, TV에 나오겠다 생각한 적도 없고, 버라이어티쇼를 만들겠다고 생각한 적은 더욱 없고... 뭐 그랬는데 어쩌다보니 여기까지 와서 이젠 많은게 기정사실이 됐습니다. <1박 2일>을 떼고 제 2말3초를 정의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운명...이라고 밖에는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무한도전 김태호PD: 가장 큰 도전이자 기회였고, 가장 큰 가르침을 준 스승인 것 같습니다. <무한도전>을 기획하고 이끌어 오면서 <무한도전> 안에서 우리가 얼마나 성장해왔는지를 보았기 때문이죠. 저에게는 어쩌면 교육의 연장이고 학교 같은 프로그램입니다.




오늘 이렇게 시간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프로그램 부탁드립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KBS2<1박2일> & MBC<무한도전> 많이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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