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웹툰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
진화단계, 산업구조, 경제적 특성, 서비스 유형 등
웹툰은 웹(Web)과 카툰(Cartoon)의 합성어로써 텍스트, 이미지, 사운드 등의 멀티미디어 효과를 동원해 제작된 인터넷 만화를 의미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웹툰의 개념이 처음 도입된 것은 박광수 작가가 조선일보에 연재한 ‘광수생각’이 인터넷을 통해 웹상에 업로드 된 것으로, 인쇄매체에 실리던 만화를 그대로 웹상에 옮긴 단순한 형태였다. 하지만, 1990년 후반부터 퍼스널 컴퓨터와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인터넷 시장이 활성화 되었고, 점차 ‘웹(Web)’을 위해 만들어진 카툰 콘텐츠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마린블루스’, ‘파페포포 메모리즈’ 등 개인 홈페이지에 짧은 에세이 형태의 만화를 연재하는 작가들이 등장하고, 이 만화들이 온라인 상의 다양한 커뮤니티와 게시판, 싸이월드와 같은 초창기의 소셜미디어 등에 공유되면서 웹툰이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마침내 대중도 웹툰의 형태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이후, 주요 포털사이트를 통해 웹툰이 연재되면서 본격적인 웹툰 산업 시대가 열렸다. 독자↔작가 간의 상호작용이 불가능했던 과거와 달리 포털사이트를 통해 웹툰 서비스가 이루어지면서, 포털사이트 웹툰 페이지의 댓글 기능은 즉각적인 독자의견 수취와 작가와의 피드백을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독자와 작가의 즉각적인 피드백이 이루어지는 별점과 댓글을 통해, 콘텐츠 제작자와 투자자들은 웹툰 컨텐츠를 타 장르로 전환할 경우의 흥행 가능성을 입증하는 테스트 베드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웹툰의 진화단계는 각 컨텐츠 성격의 변화와 부가 기능의 탑재에 여러 단계로 나뉜다.
먼저 웹툰의 첫번째 0세대 모델은 만화책 원작을 스캔하여 디지털화하는 방식으로 출현하였다. 인쇄만화의 스캔본을 활용하다보니 만화책의 펼침면 방식을 재현하면서 가로 넘기기 구독 포맷방식으로 서비스 되었는데, 기존의 출판만화를 디지털화하여 전통적 만화책 보기 방식을 그대로 디지털로 옮겨왔기 때문에 웹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채, 자동 넘김과 초당(일정 시간) 넘김의 두가지 단순 기능만을 지니고 있었다.
웹툰의 두번째 단계인, 1세대(스크롤 기반)모델은 온라인 플랫폼에 맞춰 기획부터 서비스까지 디지털화한 현재의 일반적인 웹툰형식을 갖춘 형태로 스크롤을 내리면서 만화를 감상할 수 있는 연출방식으로 기존의 출판만화와는 온라인 상에 최적화된 세로 포맷의 형태로 차별화 되었다. 하지만, 단편적 에피소드 중심의 웹툰이 대다수로 기존 출판만화의 서사적 스토리라인과 연출 형태를 갖고 있진 못한 상태였다.
2004년 강풀의 <순정만화>를 기점으로 웹툰에서도 에피소드 형식의 단편 시리즈물이 아닌 서사가 있는 장편 웹툰 형식이 탄생하였는데, 이를 세번째 단계인 1세대(스크롤기반+서사)로 볼 수 있다. 이 단계부터 웹툰의 세로 스크롤 방식이 시각적 응집력을 만들어내는 것에 용이하고, 현재 화면 밖의 아래 컷에 대한 궁금증 유발에 용이하여 독자의 집중도와 몰입도를 강화시키며 반전을 연출하기에도 유리하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 이후로 웹툰에도 서사를 띈 스토리의 연출을 가진 웹툰 컨텐츠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포털 사이트를 통한 정기적 연재도 함께 이루어지며, 현재의 웹툰 개념이 정립된 단계라 볼 수 있다.
많은 인기를 가진 웹툰 작품들이 완결 이후에 단행본으로 출간되는 경우들이 많아지며, 웹툰의 네번째 단계가 발생하였는데 이를 1세대(스크롤 기반/단행본 만화 뷰어의 이원화)단계라고 볼 수 있다. 완결 이후 웹툰의 단행본 인쇄판으로 컨버전 할 것을 목적으로, 처음부터 전통적인 단행본 만화의 형식인 컷 위주로 그림을 구성을 하되, 웹툰의 스크롤 형태에 맞게 각 장면 컷을 분리하여 웹상에서 연재하는 작품들이 등장하였다. 이러한 시도들은 하나의 컨텐츠를 인쇄본과 디지털 서비스본으로 각각 최적화 시키기 용이하다는 측면에서 큰 의의가 있다.
웹툰의 다섯번째 단계는 웹툰 2세대(특수효과 첨가)라 볼 수 있다. 포털 플랫폼이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실험적인 시도들이 이루어졌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이용자의 시선과 스크롤에 따라서 만화 속에서 특정 영상 및 사운드가 나타나도록 프로그램/코딩하여 중요한 장면에서 극적인 효과를 배가시키는 시도가 시작되었다. 이러한 웹툰의 세로운 세대는 주요 포털사이트들이 HTML5 기반의 반응형 웹사이트를 지향하기 시작하면서 가능해졌고, 그 대표적인 사례가 네이버에서 특별기획된 ‘호랑’작가의 <봉천동 귀신>과 <옥수역 귀신>과 같은 작품이었다. 이 작품들은 호러 스토리의 클라이막스 장면에 독자를 놀래키는 모션과 사운드 등의 특수효과를 첨가하여 기존의 웹툰 이미지 파일만 보는 것에 익숙해져있던 독자들에게 큰 놀라움과 반향을 일으킨 사례라 볼 수 있다.
국내 주요포털 중 하나인 Daum이 2003년 3월에, 네이버가 2005년 5월에 웹툰서비스 시작을 선언하고,웹툰 서비스 페이지를 개설하면서 웹툰 2세대(주요 포털의 웹툰 페이지 개설)이라는 여섯번째 단계가 발생하게 되었다. 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포털에서 웹툰 서비스를 운영함에 따라 일반 사용자들의 웹툰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었으며, 요일별로 다양한 인기 웹툰들이 업데이트되며 애독자 층이 두터워졌다. 그리고 이러한 애독자층의 등장에 따라 스타 작가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며, 주요 웹툰 작품들의 영화화/드라마화 제작이 이루어졌고, 이 중 많은 웹툰 원작들이 실제로 IP(소재)를 기반으로 영화와 드라마 등에서 흥행을 하게 되며 웹툰의 콘텐츠로써의 가치가 더욱 큰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일곱번째 단계인 웹툰 3세대(애플리케이션 형태)는 인터넷 상에서 볼 수 있는 기존 웹툰을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스마트폰에서도 손쉽게 감상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단순한 인터넷 브라우저가 아니라 독립적인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게 되며 웹툰 서비스는 독자적이고도 직관적인 UI/UX의 발전을 이루게 되었는데, 스크롤 형식과 함께 터치 형식을 함께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 그 결과다. 터치 형식은 단순히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 아니라, 다음컷의 자연스러운 전환이나 애니메이션 효과, 사운드 등의 이펙트 효과를 첨가하는 방식으로 발전하였다.
포털 중심으로 발전하는 웹툰시장에, 2013년 ‘레진코믹스’가 등장하면서 웹툰 3세대(전문 플랫폼의 등장)가 열렸다. 이는 웹툰 시장이 포털서비스 밖에서도 독립적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확장된 사례이며, 부분유료화를 적극적으로 실행한 사례이기도 하다. ‘레진코믹스’는 웹서비스보다 모바일 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서비스를 먼저 시행하게 되며, 스마트폰의 휴대성과 접근성, 결제용이성을 고려하여 소비자를 공략했다는 의의도 함께 가진다.
이렇듯 주요 포털의 웹툰 서비스 외에도, ‘레진코믹스’와 같은 독립 유료 웹툰 플랫폼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독자들의 웹툰 유료화에 대한 태도 또한 개방적으로 변화하였다. ‘레진 코믹스’와 같은 전문 유료(버티컬)플랫폼이 탄생하면서 웹툰 플랫폼은 기존의 포털(호리즌)플랫폼과 전문유료(버티컬)플랫폼으로 양분되었다.
첫번째 포털(호리즌)플랫폼은 절대 다수의 이용자가 주로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 유형으로, 웹툰 콘텐츠의 이용자 수가 늘면서 웹툰 서비스 페이지의 PV가 증가에 따른 영향으로, 기존의 ‘창작자 ↔ 매체사 ↔ 이용자’에 새로운 행위자인 광고주를 더 한 ‘창작자 ↔ 매체사 ↔ 이용자 ↔ 광고주’로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독자들이 웹툰 콘텐츠를 무료로 이용하는 대신에, 광고주들로부터 광고료를 받고, 웹툰 페이지에서 독자들에게 상업적 목적의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두번째 플랫폼인 전문 유료(버티컬)플랫폼은 현재 빠르게 성장 중인 시장으로, 플랫폼의 유료 콘텐츠 배급과 독자의 유료 콘텐츠 소비가 활성화 됨에 따라 ‘창작자 ↔ 매체사 ↔ 이용자’의 새로운 수익구조가 발생하였다. 이는 소비자가 광고주의 광고를 보는 대가로 유료 콘텐츠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권리를 얻게되는 형태로 새로운 수익구조가 완성되었고, 이렇게 얻어진 웹툰 전문 플랫폼의 수익을 창작자와 일정 비율로 Share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 웹툰을 원작으로 한 컨텐츠들이 흥행한 사례를 흔히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렇듯 웹툰이 영화/드라마/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 사업의 IP(소재)로써 뛰어난 흥행성을 입증하면서, 웹툰 시장은 2018년까지 약 8천억원 규모로 고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웹툰의 산업구조는 수익모델별로 2개의 양면시장으로 분리되는데, 그 첫번째 시장은 무료 독자 혹은 일부 유료 독자가 웹툰을 이용하기 위해 플랫폼으로 방문하는 대가로 웹툰 플랫폼이 작가(혹은 작가가 소속된 에이전시)에게 원고료를 지급하는 원고료 중심의 시장이다.
두번째 시장은 웹툰 플랫폼에 광고주의 텍스트형/이미지형 광고가 게재되고 해당 광고의 노출과 클릭에 따른 비용을 작가가 플랫폼으로부터 Share 받는 형태의 시장이다. 이 외에도 광고주의 요청으로 브랜드웹툰이 제작될 때 발생하는 광고비를 작가와 플램폼이 함께 Share 받는 형태로 수익창출 모델이 이루어 지거나, 원작 웹툰의 IP를 활용한 캐릭터 사업, 단행본 서적의 출간, 영화/드라마/게임의 제작 등의 경우에 발생하는 저작권을 활용한 2차 수입을 중심으로 한 수익모델도 두번째 시장에 포함된다.
웹툰 플랫폼은 단순 컨텐츠 플랫폼 외에도 지속적 수익창출로 작가에게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수익창출 모델을 열어줌으로써, 예비작가를 인큐베이팅하고 공모전 등을 통해서 새로운 신인 작가 Pool을 확보하며, 새로운 기획과 서비스, 작가 관리 등을 통해 독자에게 차별화된 즐거움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웹툰 플랫폼들은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웹툰의 IP를 활용한 콘텐츠 사업을 꾸려나가는 노력을 계속 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카카오페이지’의 사례로, 카카오페이지 웹툰/웹소설 IP기반 작품을 토대로, 웹툰 IP(소재) → 배우(출연진) → 제작 → 유통/이용으로 이어지는 Supply Chain을 완성시켰다는 것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앞으로 카카오가 제작한 카카오페이지 또는 다음 웹툰 IP 기반 콘텐츠의 흥행 여부에 따라 카카오 콘텐츠 사업이 다른 영역으로 까지 성공이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으며, 카카오 콘텐츠 사업에 전통 콘텐츠 제작사의 Valuation Multiple도 적용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웹툰 플랫폼 사업자의 경제적 특성 외에도, 웹툰 작가의 경제적 수익원도 몇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웹툰 작가의 수익원은 원고료라 할수 있다. 대다수 작가들의 수익 대부분을 차지하는 원고료는 포털의 경우 조회수, 댓글, 독자별점, 마감날짜 준수 등에 의해서 산정된다. 원고료는 작가의 인기도에 따라 격차가 크며, 유료 웹툰 플랫폼은 포털보다 원고료가 15~20%정도 더 높다.
웹툰 작가의 두번째 대표 수익은 콘텐츠 판매수익으로, 무료서비스로 제공되는 웹툰이라 하더라도, 연재가 완료된 작품에 대해서는 작가의 선택에 따라 일부 컨텐츠를 유료로 제공하거나, 일부 웹툰의 미리보기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함으로써 작가로 하여감 콘텐츠 판매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료화된 작품의 경우는 작가와 포털이 7:3 정도의 수익배분률을 가진다.
작가의 마지막 대표 수입원은 광고 수익이다. 작가들의 광고수익은 플랫폼 내에서 발생하는 광고수익과 웹툰내 PPL 광고의 삽입 혹은 기업체의 브랜드웹툰 제작을 하는 형태로 구별된는데, 이는 각 플랫폼별로 그 형태에 조금씩 다른 차이가 있다. 네이버는 PPS(Page Profit Sharing)프로그램을 통해 웹툰 페이지 내에 텍스트형/이미지형 광고를 삽입하고, 이 광고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의 약 50%를 작가에게 배분해줌으로써 작가의 수익 구조를 개선시켰다. 작가에게 이와 같은 수익구조를 만들어 줌으로써 유명 작가와 우수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리고, 광고주의 의뢰를 통한 브랜드웹툰을 제작하는 경우에는 일반 웹툰 대비 웹툰 대비 3~4배 이상 높은 원고료를 책정하고 운영하고 있다. 브랜드 웹툰은 이와 같은 높은 원고료에도 불구하고 기업과 브랜드의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효과적이라고 판단되기에, 수요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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