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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의 시대' 中 '호텔을 넘어선 병원 이야기, 가메다 병원' 사례

by ArthurDent 2019.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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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의 시대> 김진영 지음 / 영인미디어

 

 이제 더 이상 병원의 경쟁상대는 병원이 아니라 호텔이라는 병원이 있다. 사람들은 어떻게 병원 서비스가 호텔 서비스를 넘어설 수 있느냐고 반문하지만, 도쿄에서 전철로 두 시간이나 떨어져 있는 작은 도시에 있는 가메다 병원을 가보면 호텔을 넘어선 병원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모든 병신이 바다 전망이고, 병실 면적은 6.5평, 1인식 가격은 10만원대, 호텔과 같은 컨시어지(Concierge, 호텔에서 안내는 물론, 여행과 쇼핑까지 투숙객의 요구를 들어주는 서비스)가 있어서, 교통이나 숙박 안내, 면회객 응대 및 방문카드 발행, 병실안내 등 인포메이션 업무는 물론, 환자 진료카드 신청, 등록 지원, 입원실 에스코트, 우편물, 등기, 소포 등 입원실내 배달 등을 지원한다. 이쯤 되면 호텔에 버금가는 서비스 아닌가?

 

 이 뿐 아니다. 모든 층에 간이 조리실을 구비했고, 입원환자식은 16가지 중에서 매일 메뉴를 선택할 수 있으며, 컨시어지가 쇼핑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며, 24시간 환자와 보호자를 응대하는 커스터머 릴레이션(Customer Relation) 부서도 운영하고 있다. 병원 내 전용 IC카드로 매점이나 레스토랑 등에서는 캐시리스(Cashless)도 구현했다.

 

 모든 병실에는 TV, 인터넷 , 원내 각종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터치패널식 PC가 구비되어 있다. 이를 통해 식사 메뉴 선택, 의사 소개, 검사나 수술 설명, 룸서비스, 쇼핑과 렌탕, 시설 안내뿐만 아니라 TV 시청과 인터넷 검색도 가능하며, 필요하다면 키보드와 마우스도 제공되고, 영화 시청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24시간 룸서비스가 제공되고, 환자가 희망할 경우 24시간 언제든지 면회가 허용된다. 병실에는 가족이 잘 수 있는 소파베드가 설치되어 있고, 쇼핑 대행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병실 설비는 TV나 인터넷이 가능한 단말기를 비롯하여 전화기, 에어컨, 화장 세면대, 샤워실, 화장실, 옷장과 냉장고, 안전금고, 테이블, 스탠드, 전기포트, 다기세트, 그림액자, 문구류, 샴푸, 바디젤, 목욕 수건, 욕실 매트까지, 게다가 여성 전용 층에는 아로마 테라피, 발 마사지, 헤어 케어, 페이스 트리트먼트, 네일 케어, 의료 가발 상담(Medical Wig Counseling) 등이 제공되고 있다. 호텔 서비스를 넘어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직 놀라긴 이르다. 거의 모든 병원은 영안실을 지하에 두고 싶어 한다. 주변 민가에서 혐오시설로 인식하여 지하에 두길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병원에서는 가장 전망이 좋은 13층, 꼭대기 층에 영안실이 있다. 왜 꼭대기 층인지 물었다. 대답이 걸작이다. 천국이 가장 가까운 곳이기 때문이란다.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어느 말기 암 환자가 이 병원을 방문하여 영안실을 둘러보고는 "이 병원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다. 그리고 이 영안실에 안치되고 싶다"고 한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다.

 

 병원에서 환자식은 왜 맛이 없냐고 물으면 거의 비슷한 답이 돌아온다. "환자식은 원래 맛이 없어요. 저염식이거든요." 그런데 이 병원에서는 그리 생각하지 않는다. '환자는 원래 입맛이 없기 마련이다. 그래서 일반식보다 더 맛있게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생각을 담아 16가지의 메뉴가 식사 때마다 번갈아 가며 제공되고 있다. 또 있다. 환자는 입술이나 손발이 잘 튼다. 그래서 입술이나 손발용 화장품을 제공하고 있고, 환자가 의사의 지시나 검사 등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담당 간호사는 채혈이나 검사 등을 실시하기에 앞서 주의사항을 자세히 설명한 후, 그 내용을 병실 게시판에 손글씨로 써 붙여둬서 환자가 잊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다. 병실에는 환자이름 대신에 주치의, 담당의, 담당간호사 이름이 붙여져 있다.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는 1954년 개원한 1,000 병상 규모의 가메다 종합병원 이야기다. 가메다 병원은 도쿄에서 기차로 2시간 거리의 치바현 내 인구 35,000명의 가모사와시에 있는데, 전국 각지로부터 연간 약 100만 명의 환자가 몰려오고 있다. 그것도 전체 환자의 99.7%가 환자나 보호자의 소개로 온다니 할 말이 없다.

 

 자, 이제 병원의 경쟁상대가 더 이상 병원이 아니라 호텔이라는 말이 실감이 나는가? 여기에 호텔보다 한발 더 나간 병원 서비스가 종합상담실 서비스인데, 의료복지상담 뿐만 아니라 개호보험제도(스스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일본의 간병보험제도) 등에 관해서 경험이 풍부한 의사 선생님을 비롯해 의료 사회복지사, 간호사, 케어 매니저 등 전문 스텝이 배치되어 보험신청대행과 케어 플랜(Care Plan) 작성 등 까다로운 헬스케어 업무 일체를 지원해 주고 있다. 호텔에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긋한 착각마저 든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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